"집값 안정 해법은 공급…세제·대출은 정교하게"
양도세는 낮추고 실수요자는 지원…시장 수요 촉진 논의 필요
2026-07-23 16:24:08 2026-07-23 17:52:59
[뉴스토마토 홍연·이수정 기자]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가 23일 열린 가운데 본지가 부동산 전문가 6인에게 시장 안정 해법을 물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공급 확대를 꼽았습니다. 세제와 대출은 공급 확대를 뒷받침하고 매물을 시장으로 유도하며 실수요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전문가들은 공급을 늘리되 방식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역별 수요를 반영한 공급 계획과 민간 참여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연도별·지역별 수요를 반영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 가는 투트랙 공급 대책의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급 부진의 원인을 규제보다 사업성에서 찾았습니다. 그는 "공급 지연은 제도나 규제보다 2022년 미국 기준금리 급등 이후 시장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더 크다"며 "현재는 인허가보다 재건축 추가분담금 부담과 사업성 문제가 공급 부진의 핵심인 만큼 시장 수요를 촉진하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을 "서울·수도권 중심의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전환으로 전세 공급이 줄면서 전셋값 상승이 다시 매매가격을 자극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되 빌라 전세사기와 같은 문제가 재연되지 않도록 보증제도와 관리·감독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재건축·재개발과 신규 공급 확대가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급 확대와 함께 기존 주택이 시장에 원활히 유통될 수 있도록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신규 공급은 비탄력적이어서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기존 매물이 나와줘야 한다"며 "양도세 부담 탓에 다주택자 매물이 잠겨 있는 만큼 거래 규제를 완화하고 양도세 부담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 교수도 "보유세를 높이더라도 양도세를 낮춰야 부동산이 소유 중심에서 이용 중심으로 전환된다"고 했습니다.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세 부담은 줄여 시장에 묶여 있는 매물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동현 위원은 보유세 강화로 확보한 재원을 공급으로 환류시키는 방안도 제안했습니다. 그는 "보유세 강화로 늘어나는 세수를 빠른 시일 내 공공임대주택 등 주택 공급 확대에 재투자해야 한다"며 "규제로 확보한 재원을 다시 공급으로 연결해야 공급 속도를 높이고 전세시장 안정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출 문제는 실수요자를 겨냥한 '핀셋 지원'이 해법으로 제시됐습니다. 고 교수는 "대출을 풀면 집값 안정은 쉽지 않아 두 가지를 같이 잡을 수는 없다"면서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는 유지하되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 교수는 "생애 최초 구입자와 무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해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했고,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실수요자 대출 규제는 풀어주고, 임차인에게 합리적인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임대인에게는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시장 상황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보유세 강화만으론 한계…주거복지 병행 필요
 
정부가 추진하는 보유세 강화가 곧바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는 신중론도 나왔습니다. 이은형 선임연구원은 "보유세 인상이 곧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부동산이 '지위재'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 교수는 합산가액 기준 종합부동산세 개편에 대해 "한 집에 오래 산 은퇴 1주택자는 팔지 않는 한 실현된 이익이 없는데 과도한 종부세를 물리면 살던 집을 떠나야 한다"며 "취득 시점과 취득 가격 등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 조세 형평성에 맞는다"고 제안했습니다.
 
해답이 집값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정부 주요 정책인 공공임대와 실수요자 전세대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시급하다"며 "주거복지 논의가 빠지면 과거처럼 정책과 시장의 불균형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은형 선임연구원도 "임차인 역시 실수요자로 봐야 임대주택 공급 관점에서 전월세 시장 안정 정책도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인만 소장은 정부 기조 변화 가능성엔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는 "보유세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이고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만 남은 상황"이라며 "현재 기조만으로는 전월세 가격 급등과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결국 시장 안정의 핵심은 공급을 중심으로 세제·금융·주거복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입니다.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세제 개편안이 이러한 원칙을 얼마나 구체적인 정책으로 구현해낼지가 시장 안정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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