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버리지 ETF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 시장의 자정작용은 이미 부분적으로 확인된다. 한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수급이 과도하게 쏠렸고, 등락폭이 커졌다. 여기에 반도체 고점 우려가 닥치며 공포 심리도 번졌다.
출렁대는 주가는 레버리지와 공매도 세력의 먹잇감이 됐다. 그게 반복되면서 시장의 피로도가 높아졌지만 점점 완화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재개 속에서도 등락폭은 오히려 전보다 줄었다.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하는 모습도 보인다. 투심이 위축되면서 변동성이 줄어든 일종의 자정작용이다. 그러면서 다른 산업 대장주들이 반등하는 순환매도 감지된다.
레버리지 ETF에 '빚투(빚내서 투자)'가 쏠리며 투자자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 해법은 시장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공급과 수요 원리에서 찾아야 한다. 수도권에 공급을 풀수록 수요가 무한하게 쏠리고 지방은 소외돼 국가 균형발전이 무너지는 부동산과 엄연히 다르다.
레버리지 상품의 변동성은 기초자산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에 집중된 데 기인한다. 따라서 편입 종목 수를 늘려 수급을 분산시켜야 한다. 투기 종목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생기겠지만, 이는 일부 종목만 제한적으로 늘렸을 때 발생하는 과도기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기본예탁금을 높여 진입 장벽을 둔 조치는 적절했다. 빚투는 지양하되 ETF 편입 종목 수는 과감히 늘려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 물론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에 거래량이 부족한 중소형주가 편입될 경우 펀드의 매매가 해당 주가를 왜곡시킬 수 있다. 유동성이 풍부한 타 산업 우량주로 지수의 외연을 넓히는 질적 다변화가 요구된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SK하이닉스 ADR(미국 주식예탁증서)은 하루 만에 주가가 27%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이처럼 선진 시장조차 극심한 변동성을 겪는데, 한국 시장이 투기장으로 변질됐다고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소외당했던 한국 증시가 글로벌 수준의 관심을 끈다고 달리 볼 수도 있다. 기껏 글로벌 스탠더드를 향해 외연을 넓혀놓고 다시 문을 닫아선 안 된다.
변동성은 스페이스X에 비할 수 없다. 고점론에 시달린 반도체 대장주에 비해 스페이스X의 공모가 밸류에이션은 말 그대로 우주를 품었다. 아니나 다를까, 상장 후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다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기도 전에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딱히 일론 머스크나 스페이스X를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니다. 우주만큼 과대평가된 주식을 섣불리 좇지 말란 얘기다. 워런 버핏이 미국 증시 과열을 경고하지 않았던가. 그 경고 중에서도 스페이스X는 논외 수준이다. 이를 사들인 투자자 손실은 온전히 본인 몫이다.
마찬가지로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것도 투자자 본인 책임이다. 다만, 지나친 빚투로 국민이 파산에 이르지 않도록 규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제도를 하루아침에 없던 일로 되돌리면 시장의 신뢰가 훼손된다. 그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크다. 개인이 레버리지 ETF를 매수하면, 자산운용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을 사들인다. 섣불리 규제하면, 그동안 주가를 끌어올렸던 ETF 투자금이 일거에 빠진다. 시장을 억지로 닫을 것이 아니라, 수급을 분산시키는 연착륙이 필요하다.
이재영 자본시장정책부 선임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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