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공사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건설 현장의 고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청년층 유입은 줄어드는 반면 50~60대 인력이 현장을 떠받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인력 수급 불안은 물론 숙련 기술 전승과 안전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4일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건설기성 및 건설기능인력 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건설기능인력의 평균 연령은 52.0세로 집계됐습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한 수치로, 전 산업 취업자의 고령화 속도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60대 이상이 29.4%, 40대가 18.9%로 뒤를 이었습니다. 전체 기능 인력 가운데 50대 이상 비중은 62.9%에 달합니다. 건설 현장 노동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이른바 '5060'인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현장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40대 인력층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5년 32.6%였던 40대 기능 인력 비중은 올해 5월 18.9%까지 낮아졌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3.1%포인트 줄어든 수치입니다. 반면 60대 이상 비중은 꾸준히 늘어 2022년 처음으로 40대를 추월한 뒤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그 차이가 6.6%포인트까지 확대됐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고령화가 아닌 '허리층 붕괴'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통상 40대는 현장 경험과 체력을 동시에 갖춘 숙련 인력이 집중된 연령대로 이 계층이 줄어들면 기술 전수 체계가 약화되고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 건설 현장 인력 규모도 감소세입니다. 올해 5월 건설기능인력은 130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6000명 줄었습니다. 직군별로는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가 3만6000명, 단순노무종사자가 1만7000명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건설기능인력은 134만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7000명 줄며 감소 폭이 가팔랐습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시장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4월 건설업 취업자는 194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4% 감소했습니다. 민간 건축 부문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고용 회복 역시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청년층 이탈은 고령화를 더욱 가속하고 있습니다. 올해 5월 기준 건설기능인력 가운데 20~30대 비중은 18.0%에 그쳤습니다. 40대 이상이 81.9%로, 건설 현장 인력 10명 중 8명 이상이 40대 이상입니다. 이는 전 산업 취업자의 40대 이상 비중(68.9%)보다 13.0%포인트 높은 수준입니다. 업계에서는 위험하고 강도가 높은 작업 환경, 잦은 현장 이동, 불안정한 고용 형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령화는 안전 문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건설업 작업 중 사망자 2061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43.7%를 차지했습니다. 50대까지 포함하면 비중은 78.6%에 달합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건설업은 농림어업 다음으로 고령화 수준이 높은 산업군으로 볼 수 있다"며 "고령 근로자가 늘어나면 위험 상황에 대한 인지능력이나 대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어 안전 문제와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공사 중단과 공기 연장, 비용 증가로 이어져 결국 산업 전반의 부담으로 전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청년층 유입 확대와 함께 외국인 숙련 인력 활용,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 등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반복 작업이 많은 토목 분야에서는 자동화 장비와 무인 건설기계 활용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고 부연구위원은 "청년층 유입만으로 인력난을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외국인 숙련 인력 활용과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을 병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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