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송정은·동지훈 기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정 대표가 이원택 민주당 전북지사 당선인의 승리로 기사회생했지만, 서울시장 선거와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패하면서 당대표 연임 가도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전북지사 선거 승리를 위해 당력을 전북 곳곳에 집중하다 보니, 주요 승부처에 신경을 못 썼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청래(왼쪽) 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패배'·평택을 '분열'…'정청래 용퇴론' 등장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시장 선거 패배는 정청래 대표의 책임론을 키우는 뇌관이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이상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김관옥 시그널 정치연구소 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상 (정 후보가) 서울에서 지는 것으로 나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그만큼 지도부가 안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 선거 결과도 정 대표 연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요인입니다. 지역별로 따져보면 평택을 재선거의 경우 지난 4월27일 김용남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발빠른 준비 태세를 갖췄지만, 조국혁신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유의동 국민의힘 당선인에게 승리를 내줬습니다.
여기에 선거 막판 김 후보가 차명 대부업체 운영 의혹으로 입방아에 오른 점,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와의 연이은 날선 공방으로 민주·진보 진영 지지자를 규합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남습니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는 "조국혁신당과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하면서 조 후보가 평택을에 출마할 수 있게 명분을 세워줬다는 비판도 받는다"며 "선거 과정에서 조 후보와 협업 구조를 만들기 위한 무리한 시도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 북갑 선거 결과를 보면 한동훈 무소속 당선인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의 보수 후보 양자 구도를 딛고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평택을 재선거와 북갑 보궐선거에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한 반면 민주당은 민주·진보 진영 세 규합에 실패했다고 봤습니다.
김 소장은 "평택을과 북갑 모두 보수 후보가 복수로 나왔기 때문에 민주·진보 진영 후보가 이길 것으로 봤지만, 결과적으로 보수 지지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통해 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줘 유 당선인과 한 당선인이 선거에서 이겼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분열을 방치한 모습"이라고 전했습니다.
지 교수는 민주당이 더 많은 유권자를 공략하지 못했다며 지도부에 책임이 있다고 총평했습니다. 그는 "기대했던 지역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당대표 입장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중도층을 고려하지 않은 행보를 보인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전북서 승리했지만…호남 내 '반정청래' 민심 확인
민주당이 전북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며 호남 텃밭 사수에는 성공했지만,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도 부담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과 김관영 무소속 후보의 선전으로 호남 내 민심의 균열 가능성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이원택 당선인은 전날 51.22%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김관영 무소속 후보(41.78%)를 꺾고 당선을 확정 지었습니다. 하지만 전북지사 선거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김관영 후보는 대리운전비 명목 현금 제공 논란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습니다. 이후 민주당 공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청'(반정청래) 정서를 파고들었고, 선거 막판까지 이원택 후보를 위협했습니다.
특히 이번 전북지사 선거는 정 대표 리더십의 시험대로 평가됐습니다. 정 대표는 선거 기간 직접 전북을 찾아 이 후보 지원에 나서는 등 당력을 집중했습니다. 김 후보의 복당 가능성에도 선을 긋고 "민주당 후보는 이원택"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습니다.
결과적으로 승리는 가져왔지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전북에서 무소속 후보와 경쟁 구도 자체가 만들어진 점이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북 말고도 신경 써야 할 다른 지역들이 많은데 전북지사 선거 판세가 접전으로 나오면서 전북에 발이 묶였다는 겁니다. 특히 호남은 정 대표가 지난해 당 대표 선거 당시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핵심 기반이라는 점에서 향후 민심의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호남 민심이 상당히 흔들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전북에서 이기긴 했지만 민주당 강세 지역을 힘으로 틀어막은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정 대표는 호남 당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당대표가 될 수 있었는데,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정청래 대표로 괜찮겠느냐'는 회의론도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지방선거 전체 성적표로는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전북지사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당내 갈등 관리 문제가 향후 당권 경쟁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김 평론가는 "출마하면 당연히 연임될 것이라는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다시 반복된다면 민주당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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