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진 기자] 글로벌 해운업계가 메탄올 중심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내 해운업계는 화석연료 기반인 액화천연가스(LNG)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의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메탄올이 LNG를 이을 차세대 선박 연료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연료 공급 인프라 부족과 적은 유럽 노선 비중 탓에 전환 속도가 더딘 상황입니다.
메탄올 추진선이 항만에 정박돼 있다. (사진=뉴시스)
29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 2023년 발주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 가운데 8번째 선박을 지난달 인도받았습니다. 메탄올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만드는 ‘그린 메탄올’ 형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생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하는 만큼, 화석연료 기반인 LNG를 보완할 에너지원이라는 평가입니다.
HMM 메탄올 추진선 도입 배경에는 IMO의 탄소 규제 강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IMO는 2050년 국제 해운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0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최소 20%, 2040년까지 최소 70%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메탄올 추진선 도입을 통한 친환경 전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선급(DNV)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운항 가능한 메탄올 추진선은 100척 이상으로, 2030년까지 300척 이상의 메탄올 추진선이 추가 인도될 전망입니다.
이와 달리 국내 해운업계 메탄올 추진선 전환 속도는 더딘 편입니다. 해양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 해운사들이 보유한 LNG선은 총 72척인데 반해, 메탄올 추진선의 경우 HMM의 발주 사례가 유일합니다.
전환이 늦어지는 이유로 업계는 벙커링(연료 공급) 인프라 부족을 꼽습니다. 부산항은 2032년 완공을 목표로 약 15만톤 규모의 그린 메탄올 저장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벙커링 허브 대비 인프라가 부실하다는 평가입니다. 또 다른 국내 대형 항만인 울산항 역시 지난 2023년부터 3년 연속 그린 메탄올 공급에 성공했지만, 상시 공급 체계 구축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국내 선사의 아시아 역내 위주 운항 역시 전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EU가 올해부터 배출권거래제(ETS)를 해운업에도 적용하면서 EU 항만을 오가는 5000톤 이상 선박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제출해야 합니다.
국내의 경우 일부 대형 선사를 제외하면 유럽 노선 비중이 크지 않고 인도·아시아·중동 중심의 노선을 운영하고 있어, 유럽 노선을 적극 운용하는 글로벌 선사 대비 탄소 규제 압박이 낮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해운업계는 친환경 전환 가속을 달가워 하지 않는 듯 보인다”며 “향후에도 LNG 중심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원진 기자 blue45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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