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조선업 슈퍼사이클로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엔진 수요가 급증하며 관련 업계가 올해 1분기 압도적인 수익성을 입증했습니다. 해상 부문에서 축적한 자본과 중속 엔진 기술력을 무기로 전력난이 가중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발전 시장에 본격 진출해 육상 인프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정비 자재를 공급할 예정인 에콰도르 전력공사 산하 140MW급 하라미요(JARAMIJO) 화력발전소 전경.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19일 업계에 따르면 그룹 내 대형 선박 엔진과 자체 발전용 브랜드 ‘힘센엔진’을 총괄하는
HD현대중공업(329180)은 올해 1분기 엔진기계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185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중소형 선박 및 이중연료(DF) 엔진에 주력하는
HD현대마린엔진(071970)은 전분기 대비 납품 물량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엔진 매출 1092억원을 냈습니다. 부품을 제외한 엔진 영업이익 규모만 전년 대비 3배가량 급증했습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HD현대마린엔진은 주문 폭주로 올해 3분기부터 공장 가동률이 10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고정비 부담이 줄어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수익성이 높은 엔진 중심으로 제품 구성(믹스)이 개선되고 있다”며 “필리핀 조선소의 아프라막스급 탱커 건조량이 늘고 있는 데다 단기간에 엔진을 인도하는 조건으로 웃돈을 받는 중국 조선소의 단납기 주문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화엔진(082740)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0.3% 성장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액화천연가스(LNG) DF 엔진 수요가 증가해 고수익 제품 비중이 확대된 결과입니다.
업계는 최근 AI 산업 성장에 따른 데이터센터 확대로 대형 가스터빈 공급 부족이 심화하자, 선박용 중속 엔진을 발전 설비 대안으로 앞세워 육상 전력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은 전날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 기업 AEG와 ‘데이터센터 전력용 엔진 유지·보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 지난달 AEG와 20MW급 힘센엔진 기반 684메가와트(MW) 규모 데이터센터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은 후속 조치입니다. 단순 엔진 공급을 넘어 AEG가 미국 텍사스주에 건립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내 전력용 엔진 장비 33기의 장기 유지·보수 및 운영을 전담해 고부가가치 서비스 수익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화엔진은 발전용 저속·중속 디젤엔진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육상 발전용 엔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덴마크 에버런스와 2034년까지 육상용 및 선박용 중속 엔진 제작·판매를 위한 기술 도입 계약을 맺어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습니다.
STX엔진(077970) 민수사업부는 운항 중인 선박의 정비와 부품을 책임지는 해상 서비스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50.2% 성장해 견고한 실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배기연 연구원은 “글로벌 데이터센터들이 전력난 해소를 위해 4행정 중속 가스엔진을 수십 대씩 발주하는 가운데 STX엔진은 이미 6MW급 라이선스 생산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수요 다변화에 맞춰 10MW급 이상 대형 가스엔진으로의 라이선스 계약 확장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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