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일관 삼바 노사, 파업에 상처만 더 벌어졌다
막판 대화서 이견 확인만…‘2차 파업’ 우려도
2026-05-05 10:44:13 2026-05-05 11:11:56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창사 이래 첫 파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적잖은 후유증을 남길 예정입니다. 실적 악영향과 봉합되지 못한 회사-노동조합 간 갈등 등은 앞으로 회사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습니다. 임금 및 성과급 인상안 이견으로 시작된 노사 갈등은 향후 ‘2차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남겨둔 상태입니다. 
 
노사, 자기 말만 했다
 
앞서 노사는 1~3월 13차례의 단체교섭과 대표이사와 두 번 만난데 이어 전달 30일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대화에 나섰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3월 인천지방노동위원회 노동쟁의 조정결렬 이후 파업은 노조 조합원들의 95.52%란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됐습니다. 이에 회사가 인천지방법원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자, 노조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는 등 ‘핑퐁게임’이 시작됩니다. 
 
닷새 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은 노사갈등을 수면 위로 드러내며 회사의 유무형의 손실을 가져왔다. (사진=뉴시스)
 
전면파업에 앞서 투쟁결의대회와 부분파업이 진행되면서 갈등은 더 고조됐고, 인천지법이 회사가 신청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일부를 인용했음에도 ‘파업행 열차’를 멈추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애초 파업 종료일인 5일을 하루 앞두고 2차례에 걸친 성사된 면담도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5일 노사 양측 대표교섭위원 일대일 미팅에 이어, 8일에는 고용노동부가 동석한 노사정 회의가 예정돼 있어 ‘1차 파업’ 이후에도 부분파업이나 전면파업 등 여러 형태로 노사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파업 쟁점은 임금 및 성과금 인상안 조정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조는 회사의 인사권과 경영권에 대해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회사가 “노조의 인사권·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강공에 나선 결과입니다. 
 
다만, 회사도 인사 내부 문건 유출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면서 갈등을 키운 측면이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측은 파업 쟁점이 임단협이란 점을 들어 문건 유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 노조는 “회사가 원칙 없는 인사 운영을 해왔다”며 유출된 인사 문건을 예로 들어 회사의 저성과자 규정이나 희망퇴직 전략, 부서별 상이한 고과 부여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처럼 파업은 점차 양측의 해묵은 갈등을 드러내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점차 변해갔습니다. 
 
파업, CDMO 수주전 발목 잡을라
 
파업 이후를 걱정하는 쪽은 경제적 손실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파업에 따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추산 손실액은 적게는 1500억원에서 6400억원에 달하리란 전망이 나옵니다. 회사에 따르면,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 일부 공정이 중단됐습니다. 자재 소분 부서 파업 여파로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가 적기에 공급되지 못했고, 모든 제품의 정상 생산이 어려워졌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입니다.
 
문제는 생산 중단에 따른 2분기 실적 감소 등 단기 손실보다 중장기 영향입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각국의 기업들이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점을 들어 이번 파업이 수주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탑티어 기업이지만 CDMO 시장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안정적인 수주 확보를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고객사와 당초 생산 계약 불이행 시 페널티 조항이 있을 것이며, 이는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며 “시장에 다수 경쟁사가 있는 상황인 만큼 고객사는 삼성바이오의 경쟁사 선택을 검토할 수 밖에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습니다.  
 
물론 이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전망으로, 파업 자체는 개별 기업의 문제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이번 사태는 삼성바이오 개별 기업에는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어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파업은 ‘삼성’이라는 이유로 더 부각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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