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바퀴 달린 로봇이 계단을 오릅니다. 별도의 다리 없이도 유연한 바퀴와 로봇 제어 시스템만으로 장애물을 극복했습니다. 자율주행 배달·순찰 안전 서비스 로봇 전문기업 모빈은 이처럼 어디든, 언제든 갈 수 있는 로봇 기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진 모빈 대표가 지난 27일 경기 수원 경기대 수원캠퍼스에서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27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최진 모빈 대표는 자신있게 '세계 최초 기술'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빈은 바퀴만으로 높이 16㎝·너비 28㎝ 수준의 연속 장애물을 극복하는 기술을 탑재했습니다. 현대차에서 사내벤처로 시작한 모빈은 2022년 12월 설립돼 현재 배달, 순찰, 안전, 로봇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바퀴 기반 배달로봇의 최대 약점은 물리적 장애물이었습니다. 4족 보행 로봇도 있지만 다족 보행 로봇의 경우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고 구동 시간이 짧습니다. 적재 능력도 제한돼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모빈은 이 문제를 '휠 시스템' 설계로 돌파했습니다. 모빈은 유연한 휠과 가이드 시스템을 통해 장애물을 넘습니다. 구동 모터 4개만으로 구성돼 유지보수도 단순합니다. 최 대표는 "바퀴는 굴러가면 된다"며 "4족 보행처럼 걸어가는 학습이나 이동 학습이 필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실내외 통합 운행을 위한 휠베이스 조절 구조도 갖췄습니다. 실내에서는 유모차 수준의 크기로 좁혀지고 장애물 극복 시에는 150㎜ 확장해 안정성을 확보합니다. 최 대표는 "롱, 숏 두 가지 모드로 실내외 통합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장애물을 극복할 때에는 안전해야 하다보니 길이가 길어진다. 이를 통해안정된 착지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현재 모빈의 배달로봇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 도입돼 운영 중입니다. 로봇이 단지 출입문을 통신으로 열고 엘리베이터를 원격 호출해 현관문 앞까지 배달하는 완전 비대면 도어투도어 서비스입니다. 유휴 시간에는 단지 내 순찰을 병행합니다. 최 대표는 "1.5㎞ 이내 단거리 배달이 전체의 절반 정도 된다"며 "모빈을 활용하면 외부인 출입이 줄어들고 오토바이 소음도 사라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족도와 재사용률이 높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모빈의 순찰로봇 사업은 경찰청과 함께하는 4년짜리 국책 과제입니다. '능동적 교통사고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자율주행 순찰 서비스 개발' 사업입니다. 자율주행 순찰로봇이 예방 순찰·감시·단속·사고 처리 대응·보행자 보호 임무를 수행합니다. 최 대표는 "방범 순찰은 인력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며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 수요가 확실히 발생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순찰로봇에는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해 화재 감시가 가능하고 침입 감시·금연 구역 흡연 단속 기능도 갖췄습니다. AI가 상황 판단과 인지를 담당하고 나머지 데이터는 관제 플랫폼에 띄웁니다.
안전 도로 통제 신호수 로봇도 실수요에서 출발했습니다. 신호수 로봇은 도로 통제 중 발생하는 인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로봇으로, 차선 추종 반자율주행 기능과 접이식 스크린을 갖췄습니다.
모빈 제품 전략의 핵심은 모듈화입니다. 배달로봇·순찰로봇·신호수 로봇·로봇 플랫폼 등 4가지 제품군이 동일한 하부 베이스 구동부를 공유합니다. 상단 적재 모듈만 교체하는 방식입니다. 베이스 구동부는 단독으로도 판매합니다.
모빈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도 나가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는 K2(UAE 정부 산하 기술혁신그룹)와 협력해 배달·순찰 로봇을 시범 운영 중입니다. 유럽에서는 DHL·도이체텔레콤과 함께 배송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최 대표는 올해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신규 사이트 확장과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양산화 개발을 통해 로봇 단가를 낮출 계획입니다. 최 대표는 "처음에 소비자들이 로봇 청소기를 생소하게 생각하다가 이제는 필수 가전으로 여기게 됐다"며 "배달·순찰 로봇 시장도 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수원=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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