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예지 기자]
한글과컴퓨터(030520)가 인공지능(AI) 사업자로의 도약을 예고한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이 새 방향성을 확인하는 분수령이 되리란 관측이 나옵니다. 한컴이 AI 중심의 사업 재편과 민간 부문·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핵심 사업들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질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한 실정입니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공공 부문에서 'HWP 파일' 첨부를 제한하는 등 생태계가 빠르게 바뀌고 있어, 한컴의 체질 변화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는 영업실적 전망 공시를 통해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목표(별도 기준)를 각각 2100억, 600억원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매출 1753억원, 영업이익 509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약 19.8%, 17.9% 늘어난 수준입니다.
한컴이 AI 사업을 확장,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며 실적 구조에도 가시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컴은 앞서 '비-오피스' 부문의 매출을 전체 매출의 50%까지 높이는 것을 올해 목표로 제시한 바 있는데요. 한컴독스 등 설치형 패키지를 중심으로 한 기존 공공 영역을 중심으로 한 오피스 소프트웨어(SW) 매출에 AI·클라우드·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서비스, 민간 부문과 해외 사업 매출을 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오는 5월 중순 발표 예정인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에도 이러한 변화가 일부 반영될 전망입니다. 한컴 측은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며 "AI 관련 매출은 하반기에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2월 "한컴이 B2G를 비롯, B2B로의 레퍼런스를 확보한 가운데, AI 에이전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예상실적은 매출액 797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8%, 54.7%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다만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의 중요 프로젝트가 지연돼 실적이 예상보다는 부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AI 사업과 민간 부문 확대, 해외 진출이라는 세 사업이 모두 초기 단계라 근본적인 체질 변화에는 시간이 더 소요되리란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수출액 규모에서도 별다른 개선은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한컴의 수출 매출액은 연결 기준 54억6000만원으로 2024년에 비해 72.8% 반등했지만, 2022년과 2023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며 장기적인 정체 흐름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부문별 수출 비중도 소방용호흡기, 보호의, 방산관련제품 등의 판매가 전체 수출 매출의 61.4%를 차지하며 글로벌 AI 사업자로의 변화 시도가 아직 수익으로 이어지진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글과컴퓨터 측은 "일본과 싱가포르 등 해외 로컬 전시에 참여하며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시장 진입을 위해 준비 중"이라며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인 SDK, AI 인증 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간 부문 진출에 관해서도 "민간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개념증명(POC)을 진행 중에 있다"며 "공공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민간 시장에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최근 정부가 HWP 파일 첨부를 제한하는 방침을 발표하고,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 브라우저에서 HWP, HWPX 문서를 열람·편집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배포되는 등 한글 프로그램의 개방성이 강화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에는 오픈AI가 챗GPT에서 HWP와 HWPX 파일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한컴 측은 오히려 AI 전략 방향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이라는 입장입니다.
한컴 관계자는 "문서 활용 환경의 확대와 개발자 커뮤니티의 다양한 기술적 시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사용자 입장에서 문서 접근성과 활용 편의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생태계 확장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글로벌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한컴의 포맷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과 도구를 만들어가는 흐름은, 한컴의 문서 기술이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글과컴퓨터 판교 사옥 전경. (사진=한글과컴퓨터)
허예지 기자 ra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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