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나란히 경이로운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72%의 영업이익률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글로벌 영업이익률 1위 자리에 오른 가운데, 앞서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률도 이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양사 모두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초고수익’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옥 (사진-연합뉴스)
2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7조6000억원, 영업이익률 72%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72%라는 영업이익률은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D램 경쟁사 미국 마이크론(67.6%)과 반도체 업계 최강자인 대만 TSMC(58%)를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글로벌 주요 기업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엔비디아(65.0%), 마이크로소프트(47.1%), 애플(35.4%), 구글(31.6%) 등을 압도하는 글로벌 1위 기록입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도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발표했습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스마트폰, 가전 등 모든 사업을 합친 수치입니다. 증권가는 반도체 사업을 맡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을 50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영업이익률은 6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중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스템 LSI를 제외한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70~77%로 추산돼, SK하이닉스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처럼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1위 수준의 경이로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거나 달성할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압도적인 수익 구조를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여기에 AI 산업 생태계가 확장되는 것과 맞물려 반도체 수요 기반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독점적 공급자’ 지위를 누리고 있는 양사가 향후 몇년간 이어질 ‘초고수익’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뒤따릅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기존의 범용 D램보다 3~5배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인데 수요가 대폭 늘었고, 범용 D램도 기존보다 가격이 2~3배 올라가는 등 고부가 제품화되고 있어 두 기업이 영업이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선두기업’이라는 프리미엄이 있고, 삼성전자도 기술 경쟁력을 회복해 공급망에 들어선 상황으로 희소성에 따른 고수익 구조는 글로벌 AI 산업 확장과 맞물려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 시설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HBM과 범용 D램 수요 급증에 대응해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입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8년 가동 예정인 평택 P5(5공장)의 클린룸 등 팹 구축을 위한 핵심 설비 공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분 가동 중인 P4도 효율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P1~P3는 현재 메모리 수요 대응을 위해 완전 가동 상태입니다. 다만,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5월 총파업 태세에 돌입함에 따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은 변수로 꼽힙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하고 생산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공장 클린룸 가동 시점도 내년 2월로, 기존 5월 대비 3개월가량 앞당겼습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팹 1공장에서는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D램을 생산하고 나머지 2~6공장은 수요에 따라 최적의 제품을 생산하도록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실적발표회)에서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시점에 공급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대규모 생산 능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중장기 글로벌 메모리 수요에 유연히 대응할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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