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3억5000만원을 투자해 스마트 사육 시설을 지으면, 1년이 채 안 되는 11개월 만에 투자 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습니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29일 정부세종청사 내 농축산식품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의 경제성에 대해 이 같이 밝혔습니다. 전통적인 양잠이 ‘사양 산업’이라는 편견을 깨고 고수익이 보장되는 ‘첨단 바이오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언급한 겁니다.
농진청 분석에 따르면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해 연간 20회 누에를 생산할 경우(홍잠 2.4톤 기준), 연 매출은 약 9억60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합니다. 이 중 순이익은 3억6000만원으로 매출 대비 순이익률이 38%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전통 양잠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양잠산업을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농촌진흥청)
성제훈 원장은 “초기 시설 투자비가 3억5000만원 수준이지만 높은 수익성 덕분에 약 11개월이면 전액 회수가 가능하다"며 "기존 양잠과는 차원이 다른 수익 모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농진청이 양잠에 스마트 기술을 입힌 이유는 명확합니다. 급성장하는 글로벌 곤충 단백질 및 바이오 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고부가가치 전략입니다.
농업과학원에 따르면 전 세계 곤충 시장은 오는 2030년 약 2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입니다. 그러나 양잠 농가는 뽕잎 수급 문제와 표준화된 대량 생산 체계 부재로 수요를 맞추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스템은 전용 사료를 통해 누에의 단백질 함량과 품질을 동등하게 유지하면서 연중 상시 공급이 가능합니다.
특히 누에를 단순한 식용이 아닌 ‘홍잠’과 같은 기능성 식품이나 의료용 바이오 소재로 차별화해 ‘밀웜’등 일반 식용 곤충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생산시스템의 또 다른 강점은 '공간의 제약'을 없앴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드넓은 뽕나무밭이 필수적이었지만 전용 사료를 사용하면 도심 인근이나 공장형 시설로도 사육이 가능합니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 내 농축산식품부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이에 따라 청년 농업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파격적인 지원책도 검토 중입니다. 3억 5000만 원이라는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해당 시스템을 '농기계'로 등록, 저리 융자와 이차보전 사업 등 정책 자금과 연계한다는 계획입니다.
박홍균 과장은 “경북 영천, 상주 등에 집중된 양잠 거점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도시형 스마트 팩토리 모델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오는 5월10일 ‘양잠인의 날’을 기점으로 청년층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과제도 남아있습니다. 현재 스마트 시스템에 최적화된 품종은 1종(B4)으로 올 연말까지 추가 품종 선발 및 내부 실증을 완료해야 합니다. 또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한 홍잠의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승인 결과가 올여름쯤 나올 예정인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산업의 성장 속도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성 원장은 “곤충 단백질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익은누에로 만드는 홍잠은 치매 예방, 지방간 개선, 면역력 증진 등 다양한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개발된 시스템은 대량 양산 전 단계로 향후 보급형 모델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더 높일 것”이라며 “양잠을 대한민국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전통 양잠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양잠산업을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농촌진흥청)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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