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인가제, 증권사 양극화 심화…중소형사 생존 기로
1분기 4.7조 증가…발행어음·IMA 시장 급팽창
발행어음·IMA 인가 제한…사업 참여 문턱 여전히 높아
2026-04-29 16:36:23 2026-04-29 16:58:30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금융당국의 인가제를 기반으로 한 사업 구조 속에서 증권사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중심으로 자금이 일부 대형 증권사에 집중되면서 격차가 확대되는 흐름입니다. 자본과 인가 요건에 막힌 중소형 증권사는 사업 확장에 제약을 받으며 생존 전략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MA와 발행어음을 통해 증권가로 유입된 자금은 총 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발행어음 잔액은 지난해 말 51조3000억원에서 1분기 말 54조4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 증가했고, IMA 역시 1조2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 늘며 시장 외형이 빠르게 확대됐습니다. 발행어음과 IMA는 자기자본 대비 각각 최대 200%, 1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 인가를 받은 증권사와 그렇지 않은 증권사 간 투자 여력 차이가 벌어집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사업 진입 요건 역시 시장 재편을 좌우하는 변수입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IMA는 8조원 이상을 충족하고 금융당국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IMA는 자기자본 8조원을 2년 연속 유지해야 하는 요건이 적용돼 단기간 내 신규 사업자 진입이 쉽지 않습니다. 현재 IMA는 한국투자증권(11조1623억원), 미래에셋증권(006800)(10조4117억원), NH투자증권(8조6129억원) 등 3곳만 영위하고 있으며, 발행어음 역시 KB증권·하나증권·키움증권(039490)·신한투자증권 등을 포함해 7개사에 한정돼 있습니다. 이른바 '8조원 장벽'이 사업 구조를 사실상 규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가 여부에 따라 활용 가능한 자금 규모가 달라지며 출발선 자체가 갈리는 구조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일부 증권사는 자본 규모를 갖추고도 사업 진입이 제한된 상태입니다. 삼성증권(016360)은 과거 내부통제 문제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한 이후 재신청을 진행했지만 현재 감독당국의 제재 절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재 수위에 따라 인가 여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메리츠증권 역시 인가 신청 이후 금융위원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으며, 사업이 허용될 경우 자금 운용 여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발행어음과 IMA는 기업금융 자산을 기반으로 운용되는 상품으로, IB에서 발굴한 자산을 WM 고객에게 연결하는 구조를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자금과 투자 기회가 순환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시장 복귀계좌(RIA) 등 리테일 자금 역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유입되며 자금 쏠림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WM과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며 고객 자산 유입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업계에서는 IMA와 발행어음이 단기 수익성보다 중장기 고객 확보와 자산 확대를 위한 전략적 상품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는 투자 여력 자체가 다르다"며 "기업금융이나 딜 확보 경쟁에서도 투자 여력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증권사들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며 사업 확장 여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KB증권은 지난 2월 약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기자본을 7조8000억원대까지 확대했고, 우리투자증권도 최근 1조원 규모 증자를 결정하며 몸집 키우기에 나섰습니다.
 
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사업 확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가 강화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대응 여력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자본 확충 여력이 제한된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사업 확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증권업은 자본 자체가 핵심 경쟁력인 산업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크게 작용한다"며 "발행어음과 IMA 확대는 자본력에 따른 증권사 간 격차를 더욱 벌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레버리지 활용 여부에 따라 투자 여력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자금 조달이 제한되면 사업 확장 자체가 어려워지는 구조"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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