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15억 지출' 불법사금융 실태 부실조사
2026-04-27 17:41:16 2026-04-27 17:41:16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금융감독원이 매년 '불법사금융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부실 조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불법사금융 근절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책 설계 기초가 되는 통계는 '깜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비공개' 실태조사 7년째 발주
 
27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2025년 불법사금융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는 5월8일까지 경쟁입찰을 마감하고 향후 4개월 내외 조사용역을 개시해 이르면 올 하반기에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일정이 계획됐습니다. 예산은 1억9000만원입니다.
 
'불법사금융 실태조사'는 금감원이 2017년부터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조사로, 불법사금융 시장에 대한 시사점을 발굴해 감독 업무에 활용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통상 차년도에 전년도 말 기준 불법사금융 이용규모 및 이용자수 등 시장 규모를 파악합니다.
 
구체적으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1대1 심층 면접조사를 통해 불법사금융 이용 전 금융 이용 상태와 변경 경로 및 사유 등의 정보를 확인합니다. 2018년(2017년 실태조사) 첫 조사부터 지난해(2024년 실태조사)까지 성인 5000명을 무작위로 뽑아 심층 면접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2025년 실태조사)부터는 불법사금융 이용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밀집지역 2000명 이상을 추가해 7000명의 표본수를 설정하는 방향으로 보완했습니다. 다만 조사방법, 유의성 등을 감안해 표본수는 조정될 수 있다는 한계는 여전했습니다.
 
또한 △불법사금융 이용 이유 △인지 경로 △자금 사용처 △연령·직업 △심층 조사방법 등에 대한 별도 결과보고서도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과거 언급한 실태조사 보완책을 적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감원은 2019년(2018년 실태조사) 결과 발표 당시 "실태조사가 지닌 한계점을 감안해 신뢰도 향상을 위한 보완책을 마련해 내년 실태조사 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보완책으로 제시한 항목은 △조사대상자수 확대 △사금융 이용자들에 대한 추적조사 실시 등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통계법 핑계로 비공개 입장 고수
 
금감원은 불법사금융 실태조사 결과의 정확도를 개선했지만, 결과 발표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불법사금융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해당 조사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 해마다 1~2억원 내외로 그간 투입된 자금은 총 14억9000만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정작 조사 결과는 2018~2019년 초기 2년을 제외하고는 2020년(2019년 실태조사)부터 지금(2025년 실태조사)까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금감원은 작년에 국회로부터 장기간 결과 발표를 미루는 행태를 한 차례 지적 받아 당해(2024년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로 협의했었습니다. 그러나 통상 발표 시기인 차년도를 넘겨 올해 5월이 다 되도록 결과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일차적으로 '조사 결과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그간 결과 공개를 하지 않았습니다. 금감원 측은 "무작위 표본추출 시 표본오차가 존재하는 데다 불법사금융 이용 사실의 노출을 꺼리는 사금융 이용자의 특성에 따라 사금융 시장 실태를 파악하는 데 한계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해마다 1~2억원 내외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결과 발표를 공개하지 않는 금감원의 행태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국회 관계자는 "(금감원은) 정확도가 떨어져서 공개하지 않았다고 변명하는데, 그렇다면 애당초 용역까지 줘가며 조사할 필요가 없던 게 아니냐"면서 "벌써 2026년인데 (작년에 공개돼야 할) 2024년도 결과가 지금에서야 나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진단했습니다.
 
"정책 설계 기초자료 부실"
 
이재명정부는 '민생침해 금융범죄 근절'을 국정과제로 수립하고, 금융·통신·수사 당국·지자체 등이 포함된 범정부 합동 대응체계를 운영 중입니다.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범정부 불법사금융 근절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민생침해 대응 차원에서 불법사금융 근절에 나섰지만, 금감원은 기초 통계의 대외 공표를 위한 행정적 절차조차 완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의 불법 사금융 근절 대책이 정확한 통계에 기반해 마련되지 못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앞으로 불법사금융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통계법에 따라 국가데이터처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비공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통계법 제18조(통계작성의 승인) 제1항에 따라 국가데이터처의 사전 승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시행령 제24조(통계작성의 승인의 신청 및 승인) 제1항에 근거해 대외 공표를 목적으로 하는 통계는 조사 실시 30일 전까지 국가데이터처장의 승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금감원측은 "실태조사 원본 자료를 공개할 수 없고, 향후 조사방식이나 결과 공개 여부에 대해선 국가데이터처와 범정부 관계기관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 다른 관계자는 "불법사금융으로 파악된 수치가 어느정도 인지를 알아야 대응 전략을 세우든지 말든지 하는데, (정보가) 전혀 없지 않느냐"고 일갈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정부 차원에서 불법사금융 대응 방안이 구체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단계인데, 정책 방향을 정하는 데에 쓰일 기초 조사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는 점은 의아하다"고 봤습니다.
 
금융감독원 사옥(왼쪽)과 보고서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픽사베이, Chat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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