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중소 게임업계…모태펀드 계정 신설 절실
클로버게임즈·픽셀트라이브 잇단 파산…생태계 붕괴 신호
신작 실패가 자금난 직결…중소사 구조적 취약성 드러나
모태펀드, 영화 1조4898억 대 게임 3587억…투자 격차 상당
2026-04-23 14:51:58 2026-04-23 15:14:15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우리나라 중소 게임사들의 생존 기반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때 유망주로 주목받던 개발사까지 잇따라 시장에 밀려나며, 개별 기업의 경영난을 넘어 게임산업 생태계 전반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모태펀드 내 게임 계정 신설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클로버게임즈는 이달 9일 법인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로드 오브 히어로즈'로 이름을 알렸던 클로버게임즈는 올해 1분기 신작 '헤븐헬즈'를 국내외에 선보였지만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자금난을 겪게 됐습니다.
 
다른 중소 개발사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픽셀트라이브는 카카오게임즈와 손잡고 지난해 9월 '가디스 오더'를 출시했으나 약 40~50일 만에 서비스를 조기 종료했고 결국 파산한 바 있습니다. 또 중소 개발사 중 상당수는 법인 청산 직전 상태에 놓이거나 지난해 매출이 100만원도 되지 않는 등, 곳곳에서 경영 압박을 겪고 있습니다.
 
이 같은 위기는 단순히 각 사의 작품 흥행 실패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게임 시장 성장세는 둔화됐고, 숏폼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른 여가 콘텐츠의 경쟁력은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 성장률은 2020년 21.3%에서 2024년 3.9%로 둔화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용자 저변도 예전 같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게임 이용률은 50.2%로 집계됐습니다. 2022년 74.4% 이후 3년 연속 감소세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풍토로 인해 중소 게임사가 재도전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게임 신규 투자 금액은 2022년 1615억원에서 2024년 999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지난해 2068억원으로 반등했지만, 올해 2월 기준 신규 투자금은 47억원에 불과합니다. 이는 전년 동기 370억원 대비 87% 급감한 수치입니다.
 
대형 게임사는 복수 프로젝트와 자체 자금력을 통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 개발사의 경우 하나의 신작이 수년간 회사를 떠받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신작을 내놔도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이는 곧 기업의 존폐 위기로 직결됩니다. 최근 개발비, 인건비, 마케팅비가 동시에 오른 상황에, 투자 회수 속도도 느려진 점도 부담입니다.
 
이런 구조는 게임 생태계 전반에도 부담입니다. 국내 게임산업은 대형 게임사와 외부 중소 개발사의 작품을 퍼블리싱하고, 역량 있는 스튜디오를 인수·협업하는 방식의 성장 흐름을 보여왔습니다. 중소 개발사가 무너지면 대형 게임사도 차세대 지식재산권(IP), 외부 개발 역량을 공급받기 어려워집니다.
 
이 같은 난관 극복을 위해, 업계는 모태펀드 내 게임 계정 신설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현재 게임 분야는 모태펀드 문화계정 안에서 영화·웹툰·공연 등과 함께 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은 개발 기간이 3~5년에 이르고 라이프사이클도 길어 단기 성과 중심의 투자 판단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실제 2006년부터 2021년까지 모태펀드를 통한 누적 투자액은 영화 산업이 1조4898억원인 반면 게임산업은 3587억원에 그쳤는데요.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소 개발사 및 스타트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건강한 산업 구조가 조성돼야 한다"며 "중소 게임사가 사라지면 산업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게임산업 특화 정책 금융을 통한 초기 투자 마중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클로버게임즈의 신작 '헤븐헬즈' 포스터. (자료=클로버게임즈)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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