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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5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협상 결렬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가능성 등이 맞물리며 중동 정세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 역시 그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정학 리스크와 각종 규제 대응을 둘러싼 기업 자문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 역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윤경원 법무법인 대륜 기업법무그룹장 최고총괄변호사는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3년간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했고, 검찰청에서는 검사와 부장검사로 근무하며 기업형사범죄, 지식재산권(IP), 조세, 관세, 국제통상 등 다양한 사건을 맡아왔다.
<IB토마토>는 윤 최고총괄변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기업들이 어떤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지 짚어봤다.
(사진=박예진 기자)
다음은 윤경원 변호사와 일문일답이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분야와 주요 업무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지난해부터 법무법인 대륜의 기업법무그룹장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기업법무그룹은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설립 단계부터 계약 자문, 인수·합병(M&A), 크로스보더(Cross-Border, 국경 간)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 자문 일반, 공정거래·하도급, 인사·노무, 지식재산권, 조세, 산업안전·중대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회생·파산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 환경 변화 속에서 특히 늘고 있는 기업 자문 수요가 있다면.
△지정학 리스크와 규제 대응 관련한 자문 수요가 최근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제재와 미국, 유럽연합(EU) 중심의 수출통제, 해외 투자 시 국가안보 심사, 공급망 재편 관련 법률 구조 설계 분야의 자문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기업들이 단순히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를 넘어서, 이 투자 구조가 향후 규제 리스크를 발생시키지 않는가를 먼저 검토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중동 전쟁 발발과 호르무즈해협 봉쇄 사태 속에서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 사안은 단순 물류 문제가 아니라 계약, 보험, 공급망 전체가 연결된 복합 리스크다. 물류 차질이 계약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도록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최근의 정세처럼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는 향후 단가와 공급 방식 등에 대한 협의 사항을 가상적 조항으로 넣어두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수출입 계약서상 불가항력(Force Majeure)과 우선순위(Hardship) 조항 정비를 통해 전쟁, 봉쇄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명확히 포함해야 한다. 또한 대체 공급망 확보(멀티소싱)를 통해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고, 운송 리스크 관리와 전쟁위험보험(War Risk Insurance) 등의 적용 여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이란 제재가 강화될 경우 우리 기업은 어떤 피해를 입게 되나.
△이란 제재가 강화될 경우, 직접 거래 기업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연계된 기업까지 리스크가 확산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대표적으로 제3국 거래를 통한 우회 거래 적발, 금융결제 차단(달러 결제 불가), 세컨더리 보이콧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우리 기업은 중간재 공급 구조가 많기 때문에 거래 상대방의 거래 상대방까지 확인하는 실사(due diligence)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전쟁으로 인한 계약 불이행 상황에서 기업이 가장 크게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전쟁 상황에서는 단순한 납기 지연을 넘어 계약 자체의 존속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쟁점은 불가항력 조항 등의 적용 여부와 계약 해지 가능성, 손해배상 책임이다. 문제는 많은 기업들이 해당 조항을 형식적으로 넣어두고 실제 적용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상황에서 면책이 되는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를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세 리스크가 커지면 기업들은 단가 조정이나 우회 수출을 고민하게 될 텐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와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관세 부담이 증가하면 일부 기업은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을 검토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원산지 규정 위반, 허위신고, 반덤핑·상계관세 회피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 과태료 수준이 아니라 형사 리스크까지 이어질 수 있어 합법적인 공급망 재설계(reshoring, friend-shoring)를 통해 구조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관세 불안이 여전한 상황이다. 앞으로 기업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와 대응 방안이 궁금하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의 상호관세 부과 불법 판결로 인해 관세 정책의 법적 불확실성이 드러났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 정부 정책의 변동성 등으로 인해 예측 가능성이 더 낮아진 상황이다. 향후 리스크는 미국 정책 변경에 따른 급격한 관세 변동, 상호관세 환급 과정에서의 법적 분쟁 가능성, 특정 산업에 대한 선택적 규제 등이다. 기업은 단일 시나리오가 아니라 복수 시나리오 기반의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특히 가격 정책 유연화와 계약상 가격조정 조항 삽입, 공급망 분산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생산 거점을 옮길 때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문제는 무엇인가.
△생산 거점 이전은 단순히 공장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법률·세무·노무가 결합된 종합 프로젝트다. 주요 리스크는 현지 투자 규제와 인허가, 노동법과 고용 문제, 조세 구조와 이전가격, 기술 이전과 지식재산권(IP) 보호다. 기업은 초기 단계에서부터 법률, 세무, 통상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적 설계가 필요하다. 사후 대응으로는 이미 늦는 경우가 많다.
-올해 대륜에서, 혹은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크로스보더 자문 영역을 확대해 국제 거래 계약서 검토 및 작성, 해외 현지 법인 설립 관련 규제 리스크 점검, 현지 노동법과 세무 자문, 핵심 기술 및 상표권 보호 등 업무를 세분화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규제 대응 전문 조직을 고도화해 수출통제, 경제제재, 통상과 관세 분야를 통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단순 자문을 넘어서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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