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이진하 기자] 극적으로 타결된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이 합의 하루 만에 다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란은 휴전 첫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등을 이유로 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했습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더 강력하고 격렬한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레바논 공습'에 대한 조항 해석이 엇갈리면서 양국의 휴전이 불안한 상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란 "처절한 보복"…밴스 "합의 깨면 심각한 대가"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8일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효 후 일시적으로 열렸던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폐쇄됐다"며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들이 통행을 포기하고 페르시아만으로 회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맹비난하며 "레바논에 대한 침략 행위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사악한 침략자들에게 처절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이 기뢰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용해야 할 해협 내 대체 항로를 발표했습니다. 혁명수비대가 기뢰 설치 가능성을 공개한 것은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란 측 협상 대표로 거론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이란 영공 드론 침입, 우라늄 농축권 부정 등을 '합의 위반 사례'로 제시하며 "현재 휴전과 협상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경우 휴전 합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공영방송 <P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대해 "휴전 합의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모든 미군 함선, 항공기, 병력은 진정한 합의가 이행될 때까지 이란과 그 주변 지역에 주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합의가 이행되지 않을 시 "더 크고, 더 강력하고, 더 격렬한 '총격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약속을 어긴다면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조건이 이행되지 않으면 미국도 더 이상 약속을 지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8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호르무즈 재봉쇄에 교전 지속…불안한 중동 정세
미 백악관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된 데 대해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휴전 이후 실제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는 하루 3~4척 수준까지 줄어들어 사실상 통행이 막힌 것으로 관측됩니다.
치열한 신경전 속에 미국과 이란은 오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전쟁 후 첫 종전 협상에 나섭니다. 미국 협상단은 밴스 부통령이 이끌고, 이란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우선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대표단을 이끌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양국은 우라늄 반출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룰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기간임에도 중동 내 교전은 계속됐습니다.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이 진행됐고, 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도 재개됐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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