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최근 3년간 한국에 난민을 신청한 이란 국적자는 73명에 달했지만, 인정된 사례는 5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도적 체류 허가도 한 건이 없었습니다. 국제적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난민 인정 제도가 지나치게 협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2023년 3월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을 맞아 열린 난민법 개악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야쿱 사자드 난민 당사자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손솔 진보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2023~2025) 이란 국적자 난민 신청 현황’에 따르면 이란인의 난민 신청은 △2023년 27건(5건 인정) △2024년 38건(인정 0건) △2025년 8건(인정 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인도적 체류는 3년간 단 한 건도 허가되지 않았습니다. 인도적 체류는 난민 인정 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했더라도,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고문이나 비인도적 처우 등으로 생명·신체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을 때 1년간 임시 체류를 허가하는 제도입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이란은 반정부 시위 탄압,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긴장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져 왔습니다. 특히 2022년~2023년 '히잡 시위' 이후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2024년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정혜민 사단법인 선 변호사는 "분쟁이나 전쟁 상황만으로 난민 신청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 속에서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난민은 물론 인도적 체류자 지위조차 단 한 건도 인정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행 난민법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정치적 견해 등 5가지 사유로 박해받을 공포가 있고, 출신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이를 원하지 않는 경우 난민으로 인정합니다.
김연주 난민인권센터 변호사는 "한국의 난민 인정은 지나치게 엄격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전쟁 상황에서 인도적 체류조차 어렵다면 특별체류 허가 등 대안적 보호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2022년 법무부는 우크라이나 현지 정세가 안정 될 때까지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인도적 특별체류를 허가한 적 있습니다.
한국은 1992년 12월 난민협약에 가입했고, 2012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인정절차 및 난민의 처우 개선을 위한 난민법을 제정했습니다. 하지만 난민인정률은 현저히 낮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4년 난민인정률은 1.9%으로 OECD 평균인 24.8%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손솔 의원은 "국제사회가 힘의 논리로 재편되고 있고, 침략 전쟁의 피해자들도 많이 생기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조문처럼 우리나라가 전쟁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의 난민 신청을 보다 넓게 인정해 국제 평화 유지에 기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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