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10대 그룹이 채용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인력 효율화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의 고용 확대 기조에 부응하는 한편 기업별 업황과 경영 전략에 따라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는 희망퇴직과 자연 감소 인원을 보충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테헤란로를 따라 늘어선 서울 강남구의 고층 건물들. (사진=연합뉴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그룹 전체 직원(기간제 근로자 포함·등기임원 제외)은 총 21만295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룹 인력은 21만6315명이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5% 감소한 수준입니다. 외형상 인력은 줄었지만 평균 근속연수는 8.8년에서 9.1년으로 늘었으며 평균 급여액은 1억3400만원에서 1억4200만원으로 6% 증가하며 조직의 고령화와 고임금 구조가 한층 뚜렷해졌습니다.
기업별로 보면 고용 흐름은 엇갈렸습니다. 국내 10대 그룹 중 근로자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직원 수가 12만8881명으로 1년 전의 12만9480명보다 0.5% 줄었습니다. 삼성전자 직원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5년 9만6898명에서 이듬해 9만3200명으로 줄어든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연초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실적이 좋아 채용 규모를 더 늘릴 여력이 있다”고 말했는데, 작년 전체 인력만 놓고 보면 오히려 줄어든 것입니다. 현재 삼성은 올해 총 1만2000명을 공채를 통해 채용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13년에서 13.7년으로 5% 증가했고, 평균 급여는 1억3000만원에서 1억5800만원으로 21.5% 급증했습니다. 인력 규모는 소폭 축소했지만 숙련 인력 중심으로 재편되며 보상 수준이 크게 높아진 셈입니다.
SK의 경우 전체 직원 수가 4404명에서 4419명으로 0.3% 늘며 소폭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평균 근속연수는 11.6년, 평균 급여는 1억2100만원으로 각각 3.6%, 4.3% 상승했습니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인력을 3만2390명에서 3만4549명으로 6.7% 확대했습니다. 근속연수는 13.4년으로 전년(13.3년)과 유사했지만, 연봉은 1억1700만원에서 58% 급등한 1억85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성과급 확대 영향으로 인력이 대거 들어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그룹은 올해만 총 8500명을 채용할 계획입니다.
국내 10대 그룹 직원 현황.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LG그룹의 경우 지난해부터 계열사 전반적으로 추진된 희망퇴직 기조 속에서 인력 효율화가 두드러졌습니다. 지주 인력의 경우 195명으로 전년(182명)과 비슷했지만 주요 계열사인 LG전자 직원수는 3만5727명에서 3만4114명으로 4.4% 감소했고 LG화학은 1만2869명으로 7.1% 줄었습니다. 그룹 평균 급여도 1억8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3.7% 줄어 비용 관리 기조를 보였습니다.
한화에서는 건설부문 직원이 1902명에서 1721명으로 9.5% 빠지며 전체 근로자(3264명)은 6.53% 감소했으며 현대차는 남자직원이 6만9454명에서 6만6681명으로 줄어들며 전체 인력(7만2598명)도 3.4% 하락했습니다.
한편 평균 근속연수는 HD현대(2.8년→2.7년)를 제외하고 9개 그룹 모두 증가했으며 평균 근속연수가 가장 높은 곳은 현대차(15.8년)로 나왔습니다.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HD현대가 2억원으로 가장 높았는데 상대적으로 적은 지주 인력(48명)에 미등기임원(12명)이 포함되면서 평균 급여도 두드러진 것으로 보입니다. HD현대 뒤는 LG, 삼성전자, 롯데지주(1억5500만원)이 뒤를 이었습니다. 평균 급여가 낮은 곳은 신세계로 8800만원으로 나왔고 한화(9300만원)도 10대 그룹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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