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 공장 증산 박차 이면에…국내 물량 축소 우려
북미 연간 20만대 생산량 확대 추진
메타·앨라베마·조지아 120만대 체제
2026-03-25 14:51:09 2026-03-25 15:16:47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생산을 대폭 확대하며 관세 대응과 수익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핵심 차종의 생산 거점이 국내에서 북미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생산 감소와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판매 물량의 상당 부분을 국내에서 소화해 온 만큼 현지생산 확대가 국내 생산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5가 생산되는 모습. (사진=현대차)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한 생산 설명회에서 미 생산량을 연간 기준 약 20만대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공유했습니다. 특히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중심으로 생산 확대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구축한 현지 세 번째 생산 거점입니다. 연간 35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현재는 가동 초기 단계로 월 생산량이 4000~5000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공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생산량을 빠르게 확대해 북미 전략 차종 생산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HMGMA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최대 50만대까지 늘리고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 37만대)과 기아 조지아 공장(연 34만대)을 포함해 미국 내 전체 생산능력을 120만대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입니다. 현재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은 각각 100.6%, 102.3%의 가동률을 기록하며 사실상 풀가동 상태입니다. 업계에서는 향후 투싼 하이브리드와 팰리세이드 등 수요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이 미국 생산 확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현지 판매 증가와 관세 리스크 대응이 자리합니다. 미국은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에서 가장 큰 단일 시장으로, 현지생산 확대는 판매 확대와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약 184만대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미국 현지 공장 3곳의 생산량은 78만2320대로, 나머지 약 100만대는 한국 등 해외 공장에서의 생산으로 충당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판매 물량을 현지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약 210억달러(약 31조원)를 미국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현지 생산 비중도 현재 약 43% 수준에서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국내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북미 판매 차량의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수출로 공급해 온 구조에서 현지생산이 확대되면 국내 공장의 수출 물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수출 시장 확보나 추가 생산 모델이 배정되지 않을 경우 국내 공장의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노조 역시 이러한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생산 물량이 해외 공장으로 이동할 경우 단체협약상 국내 생산 하한선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내 공장이 담당해 온 주요 SUV 모델 생산이 북미로 이전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생산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생산 확대는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한 흐름이지만 국내 생산 기반도 함께 유지하는 균형이 중요하다”며 “생산 전략 변화 과정에서 노사 간 충분한 협의와 협력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북미 생산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 내수 진작과 수출 등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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