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첫 타깃 '삼성화재'…보험업계 긴장감 고조
2026-03-23 15:40:44 2026-03-23 15:54:16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첫 정기검사 대상으로 삼성화재(000810)를 지목하면서 업계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간 소비자 보호를 강조해 온 만큼 고강도 검사가 예상됩니다. 
 
소비자 보호 정조준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30일부터 약 4주간 삼성화재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올해부터는 정기검사 인력을 기존보다 10여명 늘린 30여명 규모로 확대하고, 사전검사 단계부터 보험상품분쟁국·계리리스크감독국 인력까지 투입했습니다. 그간 부서별로 나뉘어 진행되던 칸막이식 검사에서 벗어나 상품분쟁·계리·검사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 검사 체계로 전환했습니다. 금감원은 삼성화재에 이어 교보생명과 동양생명(082640)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보험상품분쟁1국과 보험상품분쟁2국, 계리리스크감독국을 신설했습니다. IFRS17 도입 이후 계리 가정이 보험부채 평가와 상품 개발·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만큼 보험사의 계리 판단에 대한 감독과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지급여력과 재무건전성 중심의 관리에서 상품 구조와 판매 과정 전반을 점검해 소비자 피해 가능성까지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검사 종료 전후로 경영진 면담, 사외이사 면담 또는 이사회 면담 등의 절차도 활성화합니다.
 
특히 이번 검사에서는 보험대리점(GA) 운영 과정과 설계사 모집, 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태가 있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단기 성과주의를 방지하고 임원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책무구조도가 실제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도 함께 점검할 방침입니다.
 
보험업계는 이 원장이 강조해온 소비자 보호 기조에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보험상품 특성상 금융권에서 민원이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 민원은 약 6만3000건(잠정)으로 전체 금융 민원의 49%를 차지했습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6일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보험사의 민원 수를 지적하며 "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소비자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실천하는 강력한 의지와 일관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보험상품의 설계·제조부터 판매·유지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전반에 소비자 보호 지표를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고, 분쟁 감축을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과 이행을 임직원 성과보상 체계와 연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취임 직후부터 소비자 보호를 강조해 온 만큼 이번 첫 검사에서 어떤 방향성이 나타날지가 가장 큰 관심사"라며 "삼성화재는 소비자 보호 지표가 양호한 편이지만, 이번 첫 검사에 앞서 내부적으로 분주한 상황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다른 보험사들도 검사 분위기와 강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향후 검사 기조에 따라 업계 전반의 영업 및 상품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화재 사옥. (사진=삼성화재)
 
모회사 상품 쏠림 도마 위
 
보험사들은 이번 검사에서 모회사와 자회사 간 상품 판매 쏠림 현상까지 들여다볼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은 비용 효율화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2021년부터 설계사 조직을 분리해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는 '제조·판매 분리(제판분리)'를 본격화했습니다. 이후 자회사 GA의 상품 판매에서 모회사 상품 비중이 높다는 점은 그간 지속적으로 지적돼 온 사안입니다.
 
모회사 상품 쏠림 현상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반복적으로 지적되며 단골 소재로 꼽혔습니다. 설계사 수 500인 이상인 GA는 보험업법에 따라 유사 상품 3개 이상을 비교·설명해야 하지만, 자회사형 GA에서 모회사 상품 판매 비중이 95%를 넘어서면서 이 같은 비교·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비교 설명 의무가 정상적으로 이행됐다면 이처럼 높은 쏠림 현상은 나타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당국 역시 모회사 상품 판매 쏠림 현상 등 일부 GA에서 비교·설명 의무가 형식적으로 이행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해 왔습니다. 이에 소비자가 비교·설명을 원하는 보험상품이 있을 경우 이를 반드시 비교 대상에 포함하고, 상품별 판매수수료 정보를 별도로 안내하도록 했습니다. 특정 상품을 권유할 경우 설계사가 추천 사유를 설명하고 기록·보관케 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습니다.
 
그럼에도 모회사 판매 쏠림은 여전합니다. 삼성화재는 설계사 5712명을 보유한 자회사형 GA인 삼성화재금융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당 GA에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보험 판매 28만7437건 중 삼성화재 상품 비중은 약 93%(26만5995건)에 달했습니다. 신계약 보험료 역시 전체 1039억원 가운데 970억원이 삼성화재 상품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은 이 같은 현상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회사 상품 쏠림과 불법 영업 행태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볼지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