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 대신 양보…검찰개혁 '교통정리'
이 대통령, 독소조항 '직접 정리'
19일 국회 본회의서 최종안 처리
2026-03-17 17:26:01 2026-03-17 17:33:45
[뉴스토마토 박주용·한동인 기자]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이른바 '검찰개혁'을 둘러싼 진통 끝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최종안을 도출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안의 독소 조항으로 꼽히는 검사의 수사 관여 조항의 삭제를 주문하면서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는데요. 이 대통령이 민주당 강경파의 주장을 일부 수용하면서 지지층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이 합의한 검찰개혁법 최종안은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사경 지휘·검사 수사 관여 '삭제'…강경파 지지층 '달래기'
 
이 대통령은 17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엑스·옛 트위터)에 "검찰의 수사 배제를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라면 당·정 협의안을 열 번이라도 수정할 수 있다"며 "협의안 가운데 특사경(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찰의) 지휘 조항이나, 수사 진행 중 검사의 관여 여지가 있는 조항도 삭제할 것을 정부에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검찰의 우회적 수사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며 해당 조항의 삭제를 촉구한 민주당 내 강경파의 요구를 이 대통령이 수용한 겁니다.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공개된 후 1시간 만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수청·공소청을 신설하는 검찰개혁법과 관련해 "당·정·청이 요란하지 않게 긴밀한 조율을 통해 하나 된 협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정·청 협의안에선 공소청 검사의 특사경에 대한 지휘 조항과 중수청의 수사 개시 통보를 삭제하는 등 검사의 수사 관여 여지가 있는 조항을 빼도록 했습니다.
 
다만 당내 강경파들이 요구해 온 검찰총장 명칭 변경과 검사 전원 해임 후 선별 재임용은 반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와 강경파에서도 "검찰개혁 본질에 집중해 달라"는 이 대통령의 요구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 대표의 기자회견에는 검찰개혁에 한해 당내 대표적 강경파 인사로 꼽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 등이 자리했습니다. 정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개혁 법안에 대한 '당·정·청 원팀' 모양새를 연출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당·정·청 협의안에 대해 "중수청 법안 문제 조항 중 여러 개가 삭제돼 다행"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조 대표는 "공소청 3단계 구조가 유지된 것은 유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실용주의로 일단 '봉합'…지방선거 이후 '2라운드'
 
민주당은 정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당·정·청이 협의한 검찰개혁 법안을 당론으로 추인했습니다.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은 18일 각각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입니다. 최종적으로 두 법안은 19일 본회의에서 상정·의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국민의힘의 반발에 따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합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진행 가능성도 예상됩니다.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정책 기조에 따라 민주당 내부적으로 검찰개혁 갈등이 일단 봉합되는 분위기입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정 이견에 대해 "과정 관리가 조금 그랬던 것 같다"며 "갈등 의제일수록 진지하게 터놓고 숙의를 해야 나중에 이중·삼중으로 일이 벌어지지 않는데 이번에는 그런 경향이 없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당내 강경파의 과잉 선명성을 지적하면서 더 이상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려는 차원으로 읽힙니다.
 
다만 6·3 지방선거 이후엔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려 이번엔 보완수사권 존폐 문제를 두고 '검찰개혁 제2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는 오는 6월 중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담은 형사소송법을 입법예고할 계획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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