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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D현대(267250)의 자율운항 소프트웨어 자회사 아비커스가
HMM(011200)으로부터 종전 대비 더 높아진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사업 확산 발판을 마련했다. HMM은 아비커스 유상증자 출자에서 이전보다 높은 주당 가격에 지분을 매입하는 등 선박 자율운항 설루션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샀다.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지만 꾸준히 구축된 자율운항 레퍼런스와 자율운항 선박 시장의 성장성 등을 두루 반영한 투자로 풀이된다. 외부 투자자의 유입이 선박 자율운항 사업의 시장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진=아비커스)
사내벤처로 시작한 신사업…첫 외부 투자 유치
1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자회사 아비커스는 최근 HMM으로부터 첫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아비커스는 HD현대의 사내벤처를 모태로 하는 선박 자율운항 기술 회사로 요트 등 소형 선박부터 대형 선박까지 다양한 선박에 자율운항 기술을 심는다.
HMM은 높은 가격에 아비커스 지분을 매입했다. HMM이 자율운항 기술의 성장성에 높은 가치를 매긴 것으로 해석된다. HMM은 아비커스의 제3자 유상증자에 총 290억원을 출자한다. 1주당 가격은 210만 1450원이며, HMM은 총 1만 3800주를 확보한다. HMM의 아비커스 지분율은 6.25%다.
벤처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기술 검증이 확인될 경우 후속 라운드의 주당 투자가액이 높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증 사례를 거치면서 기술이 널리 퍼지면서 시장성도 확인되기 때문이다. 성장 기업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투자를 받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HD현대도 매년 이전보다 높은 주당 가격에 아비커스를 지원했다. HD현대는 지난해 130억원(주당 181만8182원), 2024년 180억원(주당 181만8182원), 2023년 150억원(주당 150만원), 2022년 100억원(주당 100만원), 2021년 80억원(주당 80만원) 등 매년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아비커스에 출자했다. HD현대는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미래 신사업으로 점 찍고 기술 개발을 전폭적으로 밀어줬다.
외부 투자 유치에 따라 아비커스의 재무적 융통성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비커스의 자금 조달 경로는 모회사 HD현대가 유일했다. HMM이 단번에 300억원을 투자한만큼 자금 운영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아비커스는 HMM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시스템 개발 등 운영자금에 쓸 예정이다.
HMM과의 관계 강화는 외형 확장과 매출 다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비커스는 2024년 기준 매출 69억원을 거뒀다. 이 중 72%가 HD현대 계열 조선소로부터 발생했다. 추후 HMM으로부터의 매출도 비중을 늘릴 전망이다.
HMM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선박 104척(용선 선박 제외)을 거느린 선사다. HMM과의 협력 확산이 향후 매출 구조 다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단순 거래 계약 체결에 지분 투자까지 동반되는 경우, 향후 공동 실증사례 구축, 장기 공급 계약 등 다양한 협력이 이뤄진다고 본다. 현재 HMM 일부 선박에는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시스템이 탑재된 상태다.
아비커스는 지난 1월 HMM과 선박 40척분 자율운항 설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40척에 우선 자율운항 시스템을 적용한 후 추후 자율운항 시스템을 추가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정성적 가치 반영된 비상장사 평가법
HMM의 유상증자 참여를 계기로 아비커스의 기업가치 상승 추세가 대외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당기순손실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시장의 성장성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상장 벤처기업들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재무적 성과만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않는 점과 맥락이 같다.
비상장사는 주가로 객관적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술 기반 벤처 비상장사의 가치평가는 밸류에이션 방식으로 이뤄진다. 성장성과 기술력 등에 대한 평가 가중치가 높으며, 재무 성과가 가치에 반영되는 가중치는 상대적으로 적다.
기술의 시장성, 이전 유상증자 주당가액 등을 근거로 가치 산출이 이뤄진다. 아비커스는 자율운항 기술의 시장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아비커스의 기술 수준은 현재 국제 해운산업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 최대치까지 올라온 상태로 파악된다. 기술력 측면에서 가치 평가를 높게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선박 자율주행에 관한 국제 규정은 총 1~4단계로 분류된다. IMO(국제 해사기구)는 현재 2단계 선박 자율운항(선원 승선 하에 원격제어가 이뤄지는 자율운항)까지 국제 인증을 마련한 상태다. 선원 승선이 없는 3~4단계 자율운항 기술은 현재 인증 마련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 상용화는 기준 마련 후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선박 자율운항 기술은 확산되는 추세다. HMM, SK해운, 장금상선 등 국내 다수 해운사들이 선박 자율운항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다. 선원 고령화, 연료 절감, 탄소 감축 등 현안을 자율운항 선박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HD현대 측은 HMM의 유상증자 참여의 의의를 묻는 <IB토마토>의 질문에 “아비커스는 HMM과 단순한 설루션 공급 관계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HMM과의 협력을 통해 하이나스 컨트롤 등 선박 자율운항 기술이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HMM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자율운항 기술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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