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 무더기 징계까지…"경찰, 부당명령 거부해야"
비상계엄 당시 위법한 명령 맹목적으로 따른 경찰
불법 지시 거부 제도적 장치 전무…제도 장치 필요
수직적 경찰 조직 개선 주문…"시민 안전 우선해야"
2026-02-18 17:41:36 2026-02-18 17:41:36
[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경찰은 국회를 봉쇄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제하는 등 위법한 명령에 복종·동조했습니다. 그 결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조직 수뇌부가 일제히 재판을 받는 중입니다. 경찰 고위간부 16명은 내란에 동조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 대상까지 됐습니다. 때문에 경찰도 위헌·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군에선 위법한 명령에 대한 군인의 복종 의무를 폐지하는 등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2025년 9월 30일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19일 오후 3시 윤석열씨의 내란수괴·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1심 선고기일을 진행합니다. 이날 재판에선 윤씨 외에 내란중요임무종사 등의 혐의를 받는 7명이 함께 판결을 받습니다. 주목할 건 7명 중 4명이 경찰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청장,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등입니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15일 결심공판에서 조 전 청장에겐 징역 20년, 김 전 서울청장에겐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목 전 경비대장에겐 징역 12년, 윤 전 수사기획조정관에겐 징역 10년이 구형됐습니다. 조 전 청장 등은 계엄이 선포되자 국회 등을 봉쇄하고, 선관위로 계엄군이 진입하도록 지원케 한 혐의를 받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2일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는 비상계엄에 동조한 책임을 물어 총경급 이상 경찰 고위간부 16명을 중징계 대상으로 분류했습니다. 이들은 비상계엄 당시 불법적인 지시를 이행하며 적극 가담한 의혹을 받습니다.
 
12·3 계엄 이후 경찰 조직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때문에 경찰 내부에선 12·3 계엄과 같은 위헌·위법한 지시가 하달됐을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군의 개선 조치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군에선 위헌·위법한 명령에 대한 군인의 복종 의무를 폐지하는 등의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이 이뤄지는 중입니다. 경찰에도 경찰공무원법이 있는데, 특히 제37조(벌칙)를 손봐야 한다는 겁니다.
 
경찰공무원법 37조엔 경찰로서 직무를 유기하거나 직장을 이탈하거나 거짓보고를 하는 등의 경우 최고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한 경찰 관계자는 "비상계엄에 동조한 경찰들은 전시 상황이라 판단해 선관위 통제 등 지시에 따랐다. 아무리 위법한 명령이라도 비상계엄의 헌법 위배 여부를 신속히 판단할 수 없는 현장 경찰관들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며 "경찰공무원법의 처벌 규정을 삭제하거나 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조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상명하복이 의무인 수직적 경찰 조직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한 경감급 경찰 관계자는 "명령과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경찰은 상부의 위법과 잘못에 올바른 소리를 할 수 없다"며 "류삼영 전 총경도 경찰국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가 항명했다며 직위해제됐다. 이러한 구조를 타파하지 못하면 어떤 경찰관이 위법한 지시를 거부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습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비상계엄뿐만이 아니다. 전두환정부 때도 경찰은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며 시민으로부터 등을 돌렸다. 이제는 이러한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면서 "상명하복이 아닌 시민의 안전을 우선으로 둘 수 있도록 경찰 조직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