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정치권 금품 청탁 의혹 등으로 구속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실세에서 배척된 배경에는,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와 윤석열정부 실세를 배후 삼아 진행한 부동산개발사업에 대한 그의 ‘과욕’이 한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일교 자산매각 등의 방법으로 전권을 쥐고서라도 개발사업을 벌이려 했던 윤 전 본부장은 한학자 총재의 심기를 거스르면서 선문대 부총장이라는 한직으로 물러나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은 내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어머님(한학자) 지시를 받으며 일한 적 없다’고 말하며 서운함도 드러냈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고가 선물을 전달하고 통일교의 현안을 청탁한 의혹을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5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윤 전 본부장이 2023년 5월 세계본부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이유는 캄보디아 사업을 두고 한 총재와 빚어진 충돌 때문입니다. 캄보디아 정계 인사 등을 만나 통일교의 캄보디아 피스파크 프로젝트(MPP) 및 자신의 부동산개발사업(SPC) 등을 추진한 윤 전 본부장은 한 총재의 뜻을 거스른 채 해당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고 한 총재의 반대로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것이 통일교 안팎의 설명입니다.
통일교 관계자는 “MPP 사업 진행 중 윤영호는 SPC가 설립되고 기초자금 1000만불 투입을 검토했으나 캄보디아는 섬 거주민 이전 비용까지 3000만불을 요구했고, 이에 윤영호는 통일교 주요 자산 매각을 통해 MPP 사업 진행 비용을 마련하려고 했다”며 “한학자 총재에게 용평리조트 등 주요 통일교 자산매각 후 캄보디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권을 요구했고 이것이 총재의 심기를 건드려 2023년 5월 모든 직위에서 물러났고 부인인 재정국장도 해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이 해임된 시점은, 캄보디아 최고위급 인사가 윤 전 본부장에게 선거자금 지원 명목으로 카지노 허가권을 제안한 2023년 4월에서 한 달가량이 지난 시기입니다. 통일교 실세 자리에서 밀려나면서 부동산개발사업을 비롯해 카지노 운영권까지 자신이 주도한 사업들이 엎어질 위기에 직면하자, 윤 전 본부장은 내부 관계자에게 한 총재에 대한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2023년 6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내부 관계자 강모씨와 통화한 녹취록에서 "내가 어머니 지시를 받으면서 일한 적이 없지 않냐"라고 말하는 대목. (이미지=뉴스토마토 재구성)
2023년 6월1일 이뤄진 강모씨와의 통화에서 윤 전 본부장은 용평 리조트 매각을 허락하지 않은 한 총재를 두고 “그거 팔면 안 되냐. 용평 팔면 안 되는 거야? 용평 갔다 오면 야, 우리 에버랜드 갔다 오면 삼성의 심복이 되는 거 아니잖아요. 왜 그거 못 팔아? 지금 교회 늘리면 되는데 어머니는 그 결단을 못하셔”라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또 “어머님이 또 화를 내시고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내가 어머님 지시를 받으면서 일한 적이 없지 않나. (…) 어머님의 의중을 헤아려서 한 거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한 총재로부터 모든 지시를 받았다고 한 윤 전 본부장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대목입니다.
일선에서 물러난 윤 전 본부장은 그동안 쌓은 인맥을 동원해 캄보디아 부동산 개발과 카지노 운영권 사업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투자금을 두고 캄보디아 쪽과의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한 데다 총선 패배에 따른 레임덕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해당 사업은 결국 2024년 9월께 최종 무산됐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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