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건 다른 결론…공천개입 항소심 ‘요동’ 불가피
김건희·명태균·김영선 1심 모두 정치자금법 무죄
명태균 지방선거 공천개입 여부 엇갈린 사실 인정
윤석열 부부 혐의랑도 연결…항소심 판단 달라질까
2026-02-06 17:25:02 2026-02-06 17:25:02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법원이 윤석열씨 부부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잇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모두 무죄였지만, 그 근거가 되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선 재판부가 정반대의 판단을 내놓아 주목됩니다. 김건희씨의 1심 재판부와 명태균씨의 1심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으나, 명씨의 실질적 역할과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대가성 금품 수수 여부를 놓고는 상충된 결론을 낸 겁니다. 이는 윤씨 부부 혐의와도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만큼, 향후 항소심 판단이 뒤집힐지 주목됩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왼쪽)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지난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 부장판사)는 지난 5일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명씨는 증거은닉교사 혐의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에 처해졌습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21·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명씨가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김 전 의원으로부터 세비 절반(8070만원)을 받은 혐의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명씨 등이 경북 고령군수,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배모씨, 이모씨 등에게 공천을 약속하고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입니다.  
 
이에 대해 창원지법 재판부는 "명태균이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윤석열과 이준석에게 김영선의 공천을 부탁하고, 윤석열이 실제로 공천관리위원장(윤상현)에게 연락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명태균의 활동이나 노력이 김영선의 공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도 "공관위서 토론을 거쳐 다수결로 김영선 공천을 결정한 점, 김영선이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여성으로서 우선순위에 있었고 대선 기여도도 높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윤석열이 윤상현을 제외한 다른 위원들에게 부탁한 정황이 없는 점 등은 이와 달리 볼 수도 있는 사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 사이에 공천 전후를 불문하고 공천의 대가에 관한 어떤 약속을 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봤습니다.
 
그보다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도 김씨가 명씨와 연루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김건희와 미래한국연구소 사이에 여론조사 관련해 계약서 등 명시적 내지 묵시적으로 계약이 체결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또 "명씨가 강혜경씨 등에게 '공천은 김 여사 선물'이라고 이야기한 걸로 보인다"면서도 "만약 김씨가 김 전 의원 공천을 확언했다면 명씨가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윤상현 당시 공관위원장, 피고인 부부 등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해 공천을 부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 당선인 신분인 윤씨의 실질적 영향력보다 공관위 회의록 등 형식적 절차를 중시한 점은 중앙지법의 김씨 1심과 창원지법의 명씨 1심을 관통하는 논리적 맥락입니다. 
 
윤석열씨가 지난해 4월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나서며 지지자들에 인사하고 있다. 윤씨의 오른쪽은 그의 배우자 김건희씨. (사진=뉴시스)
 
그런데 두 재판부 판단이 엇갈린 부분은 2022년 지방선거 공천개입 의혹입니다. 창원지법 재판부는 배씨와 이씨가 건넨 2억4000만의 성격을 미래한국연구소에 대한 대여금이라고 봤습니다. 아울러 명씨를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명태균은 금원이 수수될 당시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으로서 유력 정치인과 교류하는 정도에 불과했고 공천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중앙지법 재판부는 시각은 달랐습니다. 명씨를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질적 운영자'로 명시하며, 그가 유력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해 공천 대가로 돈을 받아 여론조사 비용에 충당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중앙지법 재판부는 "명태균은 김영선의 소개, 대선 여론조사 공표를 통한 홍보 등으로 김종인, 이준석, 윤석열 부부와 알게 돼 그들과 친분이 있는 듯한 외관을 형성했다"며 "이러한 외관에 기대어 차후 이뤄질 지자체 관련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으로부터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입후보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여론조사 비용에 상당한 금원을 지급받아 이를 여론조사 비용에 충당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어 "실제 이 사건 (윤씨 부부에게 무상 제공된) 여론조사 비용은 지자체 관련 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자들로부터 받은 2억4000만원가량 및 그 외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람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이미 충당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시했습니다.
 
이처럼 명씨의 지방선거 공천개입 의혹은 윤씨 부부의 혐의와 긴밀히 얽혀 있습니다.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주장에 따르면, 명씨는 윤씨 부부에게 무상 제공한 여론조사 비용을 배씨와 이씨로부터 받은 2억4000만원으로 충당했는데, 이후 공천을 받지 못한 배씨와 이씨가 비용 반환을 독촉하자 명씨가 김씨에게 이 돈을 청구하러 갔다가 김 전 의원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김씨 1심 재판부는 김씨의 정치자금법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강씨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명씨가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한 대가로 예비후보들로부터 2억4000만원을 받았기 때문에 김씨에게 돈을 청구할 이유가 없다고 봤습니다. 
 
법조계에선 두 재판부가 서로 다른 사실을 인정한 걸 두고 항소심에서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리적으로는 재판부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서 이토록 상반된 사실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놓고 그걸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항소심에서 판단의 조정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