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5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다만 명씨는 자신의 휴대폰 등 관련 증거를 숨기도록 시킨 혐의가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에 처해졌습니다.
공천개입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왼쪽)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는 이날 오후 2시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명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김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지난 21·22대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해 두 사람 사이에 이른바 '세비 반띵' 형태의 정치자금이 오갔는지 여부였습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명씨에게 자신의 국회의원 세비 절반인 8070만원을 줬고, 이는 '공천 성사'에 따른 대가성 상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윤석열씨 부부 등 유력 정치인들과 접촉해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성사시키자, 김 전 의원이 22대 총선에서도 공천을 받길 기대하며 명씨에게 세비 절반을 상납했다고 의심한 겁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금품의 성격을 '정당한 급여'라고 판단했습니다. 김 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총괄본부장으로 일하며 임금을 받았다는 명씨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겁니다. 재판부는 "(회계) 기록상 김 전 의원이 세비 절반을 지급한 시기와 명씨가 지역구 사무실 본부장으로 일한 시기가 일치한다"며 "명씨가 실제로 본부장으로서 김 전 의원 사무소에서 근무한 사실 또한 명백히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대가성도 부인했습니다. 재판부는 "명씨의 활동과 노력이 김 전 의원 공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 다수결로 김 전 의원 공천이 의결됐고, 김 전 의원은 여성으로서 우대 지위에 있었고 대선 기여도도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했습니다. 이어 "윤석열씨가 윤상현 의원(공천관리위원장)을 제외한 공관위 위원들에게 부탁한 정황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명씨가 김 전 의원 공천에 절대적·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명씨가 실제 공천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둘 사이 금전은 공천 대가로 볼 수 없다. 둘 사이 공천 전후로 대가 약속을 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불법 금품이라면 김 전 의원이 매달 강씨에게 이체해 전달하는 행태를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예비후보들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소유주는 명씨가 아닌 김태열씨로 판단했으며, 예비후보들이 건넨 돈 역시 연구소에 대한 대여금일 뿐 명씨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경북 고령군수, 대구시의원 예비후보들이 김태열씨에게 건넨 돈은 김씨와 미래한국연구소에 대한 대여금이라고 판단한다"며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실질 소유자로 볼 수 없고 미래한국연구소에 입금된 돈이 명씨에게 귀속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명씨가 처남 이모씨를 통해 이른바 '황금폰' 등 형사사건 주요 증거를 숨기게 한 혐의(증거은닉교사)는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명씨는 선고 직후 "강혜경씨와 김태열씨 녹음 일부만 들어도 이러한 재판 결과는 명약관화였다"면서 "검찰이 항소해도 판을 뒤집을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도 "명태균 게이트가 민주당의 조작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짙게 드는 판결이었다"고 했습니다.
경남 창원=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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