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만 옥죄는 마케팅 규제…혜택은 하향평준화
2026-02-05 15:15:08 2026-02-05 15:55:05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금융당국의 과도한 비용 통제로 카드 혜택이 사실상 하향 평준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혜택 확대, 연회비 인하 등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지만, 규제 영향으로 이런 비용을 쓰는 데 한계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반면 빅테크사는 규제 공백 속에서 공격적인 상품을 선보이고 있어 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019년부터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신용카드 할인과 포인트 적립, 무이자 할부, 광고비 등을 포함하는데요. 금융당국은 마케팅 비용으로 적자가 발생하는 상품 출시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신규 회원 과당 모집과 과도한 모집 비용 지출이 업계 건전성을 해친다고 보고 해당 규제를 도입했습니다. 카드사들이 고비용 마케팅으로 회원 확보에 나서던 관행이 출혈 경쟁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입니다. 카드사들은 신규 카드 출시 과정에서 연회비 인상과 혜택 축소를 통해 수익성이 확보된 상품만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업계는 마케팅 비용 규제가 카드사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점유율이 낮은 중소형 카드사일수록 회원 유치를 위해 매력적인 혜택을 내걸어야 하지만, 비용 통제로 혜택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기에 업황이 악화할수록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더욱 줄어드는 구조라는 불만도 제기됩니다.
 
반면 카드사와 유사한 결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들은 마케팅 비용 지출에 제약이 없습니다. 이들 업체는 소비자 혜택을 대폭 늘리거나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도 별도 규제를 받지 않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네이버페이는 최근 IBK기업은행과 함께 나라사랑카드 제휴 서비스를 출시해 최대 10%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습니다. 이 밖에도 랜덤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기업과 제휴를 통해 일정 기간 대폭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카드사 신상품들은 연회비 인상과 할인 한도 제한이 동시에 적용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혜택이 줄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전월 실적 150만원 이상이라는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할인이 적용된 금액이 실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아 혜택을 받기 위한 문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카드 혜택이 사실상 하향 평준화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제도상 흑자 상품만 출시할 수밖에 없어 제약이 상당하다"며 "특히 시장 점유율 확대가 절실한 중소형 카드사 입장에서는 과도한 규제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네이버나 토스, 쿠팡 같은 사업자들이 적자를 보더라도 이를 문제 삼는 곳이 있느냐"면서 "혜택이 비슷비슷한 카드들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마케팅 비용 규제와 출혈경쟁 방지는 별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마케팅 비용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집행해야 할 사안으로 정부가 일률적으로 규제할 영역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자금융업자와 카드사는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서로 다른 규제를 적용받아 형평성 문제가 있다"면서 "마케팅은 기업이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 교수는 "시장에 지나친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는다면 과도하게 규제할 이유는 없다"며 "마케팅 비용 규제에 대한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카드사 체크카드와 신용카드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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