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9년 만에 이뤄진 정상의 국빈 방중이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실질 경제협력의 궤도로 복귀할지가 관건입니다. 특히 정상 국빈 방중을 계기로 비즈니스 지원 활동을 통한 4411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올렸지만, 중국 시장 전체 규모를 고려한 실계약의 지속성 전략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첨단산업, 공급망, 환경 등 핵심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구체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화·정례화 시스템 노력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7일 중국 상하이에서 K-소비재·콘텐츠 기업 간담회를 열고 주요 현안·애로 사항 및 향후 지원 전략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4411만달러 '실계약'…지속성 전략 요구
7일 관련 부처와 기관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중이 단순한 외교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질 경제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관계 전환 모멘텀'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정부는 정상 방중을 계기로 산업·통상 분야의 비즈니스 지원 활동을 전개한 결과, 4411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이번 중국 시장 비즈니스 지원 활동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공동으로 기획·운영하는 등 외교 일정에 부속된 단발성 경제 행사와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첨단산업, 중간재 분야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K-소비재를 전면에 내세운 전략적 판단이 주요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 기관 관계자는 "과거 상담은 있어도 실계약·금액 미확정 등 외교적 메시지 강화가 주된 골자였지만 정책 설계와 실행 주체가 분리되지 않고 공동으로 성과를 내려는 '계약 지향형'이라는 점을 높이 봐야 한다"며 "'실계약'이라는 표현과 수치가 말해준다"고 귀띔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분명한 방향성은 기존 중간재 중심에서 소비재·콘텐츠 분야 쪽 중국 진출 강화"라며 "기업들에 얘기 듣기로는 정부 차원에서 확실히(역할을) 해주면 중국 기업에서 더 신뢰를 가지고 잘 성사될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중국 시장 전체 규모를 고려하면 제한적인 성과인 것도 사실입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만큼, 일회성 계약에 그치지 않고 반복, 장기 거래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입니다.
그 포석으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상해에서 주재한 중국 진출 소비재·콘텐츠 기업 간담회 내용에 이목이 쏠립니다. 이날 엔터, 영화, 게임, 헬스케어, 식품, 뷰티 등 K-소비재·콘텐츠 대표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글로벌 브랜드와 자국 기업 경쟁이 격화된 점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 소비재와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경쟁 격화 시장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중 기업 간 교류 확대 지원, 한·중 규제·인증 관련 협력 확대, 서비스 시장 확대의 제도적 기반 조성 등이 필요하다"며 정부 측에 요구한 상태입니다.
김정관 장관은 "간담회에서 제기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며 "유관기관·관계부처와 함께 지원 체계를 구축해 서비스산업 제도 기반 조성과 함께 한·중 간 중앙·지방 소통 채널을 활용한 기업 애로 해소를 모색하는 등 기업의 도전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제도적 측면에서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추가 대화·정례화 시스템 구축 노력"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첨단산업, 공급망, 친환경 등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의 핵심 분야에서 양국 간 '실행 가능한 협력 구조'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를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총 14건의 정부 간 양해각서(MOU) 중 과학기술 분야가 5건으로 가장 많은 점은 양국 간 핵심 의제를 넘어선 기술 협력의 실질적 성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영역입니다. 전면적 기술 협력보다 상호 이익이 명확한 분야를 중심으로 한 '선별적 공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관건은 미·중 경쟁 장기화와 보호무역·기술 블록화 심화의 글로벌 환경 속에 한중 양국이 협력의 구체성과 지속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입니다. 현재 한국의 대중 무역 규모는 3년째 2700억달러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역수지도 3년째 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한중 정상회담 평가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이 한·중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재확인한 점은 한국과의 교류를 통해 미중 경쟁 속 외교적 완충지대 및 지경학적 창구 확보 의지의 신호로 해석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중국의 원자재 무기화와 첨단산업 자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상회담이 한·중 교역 확대뿐 아니라 공급망 강화, 서비스 개방의 초석이 될 소지가 있다"며 "작년 11월 정상회담(6건)보다 2배 이상 많은 정부 간 MOU를 체결했으며 양국 기업 간 별도 9건의 MOU(소비재, 공급망 등)를 교환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양국 간 서비스 분야 등 협력의 구체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화 및 정례화된 시스템 구축 노력 등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 중국 정부가 경제, 혁신, 친환경 협력 확대 등을 언급한 것과 달리 서비스 부문이 부재한 점은 보완할 전략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김 책임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경제, 혁신, 친환경 협력 확대 등을 언급했으나 서비스 부문에 대한 언급은 부재"라며 "실제 이번 14건의 MOU에서도 서비스, 문화 관련 MOU는 미흡하다. 중국 정부는 한류 콘텐츠에 대한 공식적인 금지 조치는 없다는 입장이라 시장 개방에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혜경 여사가 7일(현지시간) 상하이 푸싱아트센터에서 열린 K-뷰티 행사를 방문, 중국 뷰티 인플루언서 방송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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