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구입한 청나라 사자상 중국 반환…'문화 강국' 실현
유네스코 '김구의 해' 지정과 함께 'K-컬처' 위상 높여
2026-01-06 15:34:44 2026-01-06 16:02:56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 보화각 입구에 서 있는 청나라 시대 석조 사자상.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2026년 새해 벽두부터 '문화 강국' 대한민국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문화의 힘'을 통해 세계 평화를 추구한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을 맞아 올해를 '김구의 해'로 지정한 데 이어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청나라 시대 사자상 한 쌍이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에 조건 없이 돌아가게 되면서입니다.
 
일제가 약탈해 팔아먹은 유물을 사들여 아무런 대가 없이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건 제국주의 시절 힘의 논리로 문화재를 약탈했던 열강들에 '진정한 문화 강국은 이런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에 돌려주기로 한 청나라 시대 사자상은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간송 전형필 선생이 사재를 털어 일본 오사카에서 구입한 것입니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 보화각 입구에 배치된 석조 사자상. (사진=뉴스토마토)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이 유물은 높이 1.9m, 무게가 1.25톤에 이르며 황족 저택 문 앞을 지킨 석사자상으로 추정됩니다. 간송 선생이 1933년 일본 오사카에서 경매를 통해 고려와 조선시대 석탑, 석등 등을 함께 구입한 것입니다. 간송 선생은 이 사자상 한 쌍을 1938년 건립된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의 주 전시 공간인 보화각 입구에 배치해 유물을 지키는 상징으로 활용해왔습니다. 
 
하지만 간송 선생은 생전 "석사자상은 중국 유물이니 언젠가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전 재산을 쏟아부어 문화유산을 지켜왔던 만큼 본래 자리에 있을 때 유물이 가장 빛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간송미술관은 지난 2016년 수장고를 신축하며 자체적으로 중국에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한·중 관계 경색 등으로 여의치 않자 중단했고, 올해 간송 선생 탄생 120주년을 맞아 그 뜻을 실천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관련 업무를 위임했습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왼쪽)과 라오취안 중국 국가문물국 국장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청대 석사자상 한 쌍 기증 증서를 작성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중국 측에 간송미술관의 기증 의사를 전했고, 중국 측은 차관급 인사를 단장으로 하는 5명의 전문가를 급파, 석사자상을 감정했습니다. 감정 결과 명나라 시대 기법으로 제작된 명·청 교체기 유산으로 역사·예술·과학적 가치를 갖춘 우수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는 게 간송미술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이번에 기증 협약이 체결되면서 석사자상은 실무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말쯤 중국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간송 전형필 선생과 동료들이 석조 사자상이 배치된 보화각 입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간송미술관)
 
간송미술관 관계자는 "올해 간송 전형필 선생 탄생 120주년을 맞아 평생 문화보국(文化保國)을 실천하며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호해온 선생의 유지를 실천하고자 했다"고 기증 배경을 설명했고,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앞으로 한·중 간 문화 협력과 우호 증진의 굳건한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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