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 재건 신호탄에도…북핵·핵잠·대만 '난제 그대로'
양해각서 14건 체결에도…한반도 문제 등 민감 사안은 '공전'
2026-01-06 16:34:18 2026-01-06 16:46:44
[베이징=뉴스토마토 한동인기자, 서울=차철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경제 협력 재건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다만 한반도를 둘러싼 민감 사안은 탐색전에 그쳤는데요. 북핵·핵추진잠수함(핵잠)·양안(중국과 대만) 문제 등은 이번 회담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난제'로 남을 전망입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만찬을 마친 뒤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선물받은 샤오미 폰으로 시 주석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뉴시스)
 
불붙은 'FTA 2단계' 논의…'수평적 협력' 증대
 
6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5일 오후(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2026년을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민생경제와 관련해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에서 수평적 협력을 이어가며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애초 예정된 60분보다 30분가량 더 이어졌습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경제협력 재건'이라는 뚜렷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경제·산업 전반에 걸쳐 실질적 협력을 위한 1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요. 양국은 MOU 시행을 위해 장관급 정례 협의체 구축에도 합의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간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논의에 힘을 실었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중국 측과 통상장관 회의를 한 바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FTA 2단계 협상을 통한 한국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한·중 교역의 구조 개선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양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 협력과 지원에 뜻을 모았습니다. 
 
문화·인적 교류 부문도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문화·콘텐츠 교류 확대와 진전에 공감대를 표했습니다. 한한령(한류 제한령) 완화에도 진전이 있을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회담 이후 브리핑에서 "중국 입장은 한한령 존재 자체를 시인하는 건 아니다"라며 "한한령이 어떻게 되냐를 점치긴 어렵고, 서로 실무 협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접근해 나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서해 구조물 문제도 해법 도출을 위해 양국은 건설적 협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중은 올해 안에 차관급 해양 경계 획정 공식 회담 개최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중국의 불법 조업 단속 강화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 대통령 '역할' 요청에도…중, '비핵화' 뺐다
 
다만 양측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선 공전을 반복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3단계 접근법(중단·축소·폐기)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그는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양국은 역내 평화를 수호하고 세계 발전을 촉진하는 데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도록 중국의 역할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큽니다. 오는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시 북·미 담판 마련 조성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국 측 발표문에선 '한반도 비핵화'가 빠졌습니다. 정상 간 회담에서 논의했다는 표현조차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1월 APEC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한반도 비핵화가 빠진 건데요. 이는 중국의 대북정책이 우리 정부의 노선과 다르다는 점을 시사하며 최근 중국에 의미가 커진 북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우리나라의 핵잠 도입과 관련한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핵잠 추진이 북한의 핵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적 수단'임을 강조하며 중국 설득에 나섰습니다. 다만 중국 측은 여기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시 주석은 "양국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고려해 이견을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잠을 전격 승인하자 중국 외교부가 수차례 우려를 표한 바 있습니다. 
 
양안 문제도 한·중 논의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이 대통령은 방중을 앞두고 공개된 중국 관영매체 <CCTV>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과 주요 관심사를 존중하며 하나의 중국을 견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회담에서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중국 편에 서달라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베이징=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서울=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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