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고금리 장사에도 빠듯한 마진…조달금리 탓
카드론 금리 소폭 내려도 리볼빙·연체 부담 확대
사업자 대출 수익 모색하려다 당국 눈치
2026-01-05 15:00:05 2026-01-06 08:11:49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고금리 이자수익에도 불구하고 조달비용 부담과 대손충당금 적립 기조가 이어지면서 실제 마진은 빠듯한 상황입니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카드론 성장 여력까지 제약받으면서 수익 구조는 갈수록 악화하는 모양새입니다. 
 
5일 금융권에 최근 카드사들은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상품을 중심으로 이자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인식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단순히 금리 수준만으로 카드사의 수익 여력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조달금리가 과거 저금리 국면으로 돌아왔다고 보기 힘든 데다 건전성 관리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조달비용과 건전성, 규제 강화 속에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입니다. 고금리 이자수익이 곧바로 실질적인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조달금리 내려가도 부담 여전 
 
카드사의 자금 조달 환경은 최근 들어 일부 완화되는 흐름입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AA+등급 3년 만기 여전채 금리는 3.337%로, 지난해 11월26일(3.303%)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카드사 조달금리는 점차 내려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이를 두고 조달비용 부담이 크게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현재 여전채 금리는 1년 전인 지난해 같은 시점(3.078%)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지난해 여전채 금리의 상당 기간이 2% 후반대에 형성돼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금리 하락은 과거와 비교해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습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 등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 발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조달금리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오지 않는 한 이자수익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상쇄하는 비용 부담이 구조적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에서는 조달 여건이 안정적으로 개선됐다고 판단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조달금리가 제자리걸음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면서 카드사들의 수익 구조도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여전채 금리가 내려와도 과거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는 고금리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이 마진 확대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서울 도심에 신용카드 대출 광고가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고금리에도 마진 제한…건전성·규제가 겹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여전히 두 자릿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기준 13.93%로, 1년 전(14.46%)보다 0.53%포인트 소폭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는 17.02%에서 17.30%로 0.28%포인트 오르며 고금리 부담은 오히려 확대된 모습입니다.
 
건전성 지표는 이미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은 1.45%로, 전년 동기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31%로 전년보다 0.06%포인트 높아졌습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반복된 데다 카드론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압박받고 있습니다.
 
실적도 뚜렷하게 둔화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933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한 규모입니다.
 
조달 부담을 키울 수 있는 요인 역시 남아 있습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8개 카드사의 여신전문채권 규모는 22조7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습니다. 여전채는 카드사의 핵심 자금조달 수단인 만큼 국고채 금리 변동성 확대로 여전채 금리가 다시 오를 경우 카드사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카드론 성장 여력도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카드론이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잔액이 크게 줄었습니다.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한 카드론을 통한 외형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카드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입니다. 사업자 대출은 가계대출 규제를 직접 적용받지 않는 경우가 많고, 카드론보다 한도가 높으며 10%대 중반의 금리를 적용할 수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 방어 수단으로 꼽힙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카드사들이 고금리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금융당국의 시선도 점차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사업자 대출 금리를 직접 언급하며 금리 인하 여력을 점검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론이나 리볼빙이 고금리 상품이라는 인식과 달리 실제로는 조달비용과 충당금 부담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마진이 넉넉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금리보다 건전성과 조달 환경에 더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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