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이탈 확대에 KT, 번호이동 마케팅 대응 강화
위약금 면제 후 누적 이탈 5만명…공통지원금 등 확대
요금 할인 빠진 보상안 논란 속 '이탈 차단'에 돈 풀기
2026-01-04 15:57:25 2026-01-04 17:35:3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이동통신 위약금 면제 시행 이후 가입자 이탈이 확대되자 번호이동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공통지원금 인상과 판매장려금 확대, 정책 조건 완화 등이 잇달아 이뤄졌습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가입자 유치에 나서자 KT도 경쟁사 대응에 나선 결과로 풀이됩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아이폰17, 갤럭시S25 등 주요 단말의 공통지원금을 일제히 상향했습니다. 여기에 번호이동 고객 유치를 위한 판매장려금도 대폭 늘리면서, 일부 단말의 체감 지원금은 100만원을 훌쩍 넘는 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대리점과 판매점을 중심으로 고가·중저가 단말 가릴 것 없이 지원금이 풀리며, 유통 현장에서는 "KT가 물량을 세게 밀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KT 대리점. (사진=뉴시스)
 
정책 조건도 빠르게 완화되고 있습니다. 당초 11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써야 받을 수 있던 번호이동 혜택을 9만원대 요금제에서도 가능하도록 바꾸는 등, 현장 공지를 통해 정책이 수정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추가 부담금이 발생하더라도 체감 혜택은 유지되는 구조로, 가입 문턱을 낮춰 이탈 고객을 붙잡겠다는 의도가 읽힙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가입자 이탈 수치가 가시화된 이후 본격화됐습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KT는 위약금 면제를 시작한 지난해 12월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누적 5만2661명의 가입자가 이탈했습니다. 하루 이탈 규모가 처음으로 2만명을 넘긴 날도 나왔습니다. 이 중 3만2336명이 SK텔레콤(017670), 1만2739명이 LG유플러스(032640)로 이동했고, 나머지는 알뜰폰 사업자로 번호이동을 했습니다. 특정 통신사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해킹 피해 고객에 대한 실질적 보상이 뒷전으로 둔 채 가입자 유지를 위해 지원금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KT는 데이터 추가 제공과 멤버십 혜택,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 등을 보상안으로 제시했지만, 요금 할인은 제외했습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에게는 체감 효과가 거의 없고, OTT 역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조차 명확히 밝히지 않아 '형식적 보상'이라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번호이동 시장에서는 공통지원금 인상과 리베이트 확대로 현금성 혜택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피해 고객 보상에는 인색하면서,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한 비용 집행에는 적극적인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보상보다 이탈 차단과 실적 방어에 초점을 맞춘 대응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KT 위약금 면제 기간이 이달 13일까지 이어지는 데다, 연초 번호이동 수요와 겹치면서 지원금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며 "정책 조건 완화까지 이어지는 현재 흐름을 보면,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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