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통일교 파문'의 여파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퇴하면서 내년 6월 부산시장 선거 구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전 전 장관은 부산 지역의 유일한 민주당 현역 의원으로서 그동안 여권의 부산시장 후보 간 경쟁에서 줄곧 선두를 지켜온 인물입니다. 하지만 전 전 장관의 낙마로 부산시장 탈환을 목표로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던 여당에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특히 새로운 부산시장 후보 발굴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급기야 부산 출신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등판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갑작스러운 전재수 낙마에…민주, 전략 수정 '불가피'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재수 전 장관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으로 장관직 사의를 표명하면서 전날 면직 처리됐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선 대체로 전 전 장관의 부산시장 선거 출마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일각에선 전 전 장관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의원은 "전 전 장관과 관련한 통일교 의혹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전 전 장관을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재수 전 장관 외에 민주당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올 인물도 아직까진 마땅치 않습니다. 전 전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박형준 현 부산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서 대등한 경쟁을 벌이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가장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꼽혔습니다.
실제 지난 10월16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10월13~14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가상번호 활용한 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부산시장 가상 양자 대결에선 전재수 40.1% 대 박형준 39.4%로, 다른 범여권 후보들 가운데 전재수 전 장관만이 박형준 시장을 상대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전재수 전 장관의 출마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여권에선 부산시장 선거 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여권에선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과 박재호 전 민주당 의원 등이 대체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여기에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출마 가능성도 나옵니다. 전 전 장관과 함께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돼온 최인호 전 의원은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공모에 지원한 상황입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전재수 전 장관의 출마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다른 인사가 선거에 나서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민주당 측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부산시장 선거는 전재수 전 장관이 나와도 승리하기 쉽지 않은 선거였다"며 "전 전 장관의 출마가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나오면 이기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부산 지역 대표 인사는 "아직은 전재수 전 장관 외 다른 후보들이 활발하게 경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부산 지역에 사는 많은 당내 지지자들은 전 전 장관이 현재 의혹을 털고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끝까지 간다' 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재수 대안으로 '조국'…당내선 '국회의원 출마' 무게
이런 상황에서 범여권의 부산시장 후보로 조국 대표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부산이 고향인 조 대표는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범여권 부산시장 후보들 중 전 전 장관에 이어 2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습니다. 전 전 장관을 제외하고 민주당에서 거론되는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조 대표가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실제 지난달 25일 공표된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 여론조사 결과(11월22~23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가상번호85%, 유선RDD 15% 이용한 ARS 방식)에선 범여권 부산시장 후보들 가운데 조국 대표는 12%의 지지를 받아 전재수 전 장관(29%)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조국혁신당 내부에선 조 대표의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입니다. 광역단체장 선거보다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국혁신당 측 관계자는 "조 대표는 우선 국회의원 의석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 같다"며 "부산시장을 포함해 광역단체장을 맡으면 대권과 멀어지기 때문에 국회의원을 해서 중앙정치 무대에서 계속 얼굴을 알리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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