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연준 금리인하에도 미·일 국채 버티기…불안 가중
내년 추가 인하 쉽지 않아…미국채 ‘찔끔’ 하락
“BOJ, 세 번 더 인상”…금리차 축소에 또 엔케리 청산 우려
2025-12-11 15:00:31 2025-12-11 15:28:17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나 투자자들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미국 정부의 추가 인하 압박에도 내년 인하 횟수가 1회 또는 2회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아졌습니다. 미국채 장기물도 소폭 하락에 그치는 등 여전히 버티는 모습인데요. 다음주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우려됩니다. 
 
10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였습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금 금리가 중립금리 범위 내 상단에 있다고 밝혀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완화적인 발언으로 평가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금리 인하 속도에 불만을 나타냈고 내년엔 연준 의장과 위원 교체가 예정돼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파월의 이번 발언을 ‘금리 인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시장에선 내년에 1회 추가 인하할 것이란 의견이 많습니다. 점도표의 내년 중립금리 중앙값이 3.4%이기 때문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이 같은 의견이 지배적이다 보니 기다리던 금리 인하에도 시장의 반응은 무뎠습니다. 이날 미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전일 4.186%에서 4.164%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11일 선물시장에선 추가로 조금 더 내려오는 모습이지만 11월 말 4.019%에서 오른 것에 비해 낙폭이 크지 않습니다. 30년 만기 국채도 비슷한 흐름입니다. 그나마 연준이 만기 1년 이하 단기물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덕분에 단기금리가 비교적 낙폭이 커서 장단기 금리 차만 확대된 형국입니다. 금리 인하 확률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도 12월 들어 미국채 금리가 오른 것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오직 주식시장만 반응한 모습인데요. 그마저 미지근합니다. 10일 미국 증시에선 다우지수가 1.05%, S&P500지수는 0.67% 올랐으나 금리 인하를 가장 반겨야 할 나스닥지수는 0.33% 상승에 그쳤습니다. 연준의 비둘기적 스탠스를 확인하고 안도한 수준입니다. 
 
다음주 19일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예정된 것도 시장이 눈치를 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에도 완화적 기조를 이어갈 뜻을 밝히며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애쓰고 있으나 일본 국채금리는 고공행진 중입니다. 일본 국채 30년 만기 금리는 지난 3일 3.426%로 고점을 찍었고 11일에도 3.37%대를 유지하는 등 불안감이 여전합니다. 게다가 BOJ 전직 이사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도 금리를 세 번 더 올릴 수 있다”고 발언해 시장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올리면 미-일 금리차가 크게 좁혀져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환율에 반영되고 있는데요. 지난달 20일 장중 달러당 157.9엔까지 올랐던 엔·달러 환율은 12월 들어 횡보하며 진정세를 보였으나 9일 다시 156.88엔을 기록, 언제든 다시 오를 분위기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연준의 금리 인하 소식에 상승 출발했다가 장중 약세로 전환했습니다. 국내 증시의 경우 12월이면 대주주 양도세 이슈가 발목을 잡곤 하는데요. 정부의 과세 기준 강화 방침은 철회됐으나 기존 규정은 그대로여서 변한 게 없습니다. 연말 배당 투자 수요 역시 배당기준일을 연초로 변경한 기업들이 많아 예전보다 약해졌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일단은 피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증권사들의 내년 증시 전망은 긍정 일색이지만 적어도 12월은 쉬어가자는 것입니다. 코스피 일일 거래량도 3억주대로 감소한 상황입니다. 지난 10월만 해도 5억주를 넘긴 날이 많았으나 지난달엔 단 하루였고, 이달엔 한 번도 없습니다. 코스닥 주식 거래량도 뚜렷한 감소세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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