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카카오(035720)가 조만간 카카오톡 '친구' 탭의 첫 화면을 기존 '리스트형 친구 목록'으로 복원하는 작업에 돌입합니다. 지난 9월 격자형 피드 적용 후 이용자 불편과 반발이 속출한 데다 이로 인해 주가까지 타격을 입자, 3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결단을 내린 겁니다. 카카오는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다시금 끌어올리기 위해 개편 이전으로 회귀한다는 방침이지만, 업계는 떨어진 주가까지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15일을 전후해 카카오톡 친구 탭의 첫 화면을 리스트형 친구 목록으로 되돌리는 업데이트를 순차 배포할 계획입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기존 리스트형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선택 옵션으로 부활시키는 것입니다. 이용자는 업데이트 이후 리스트형 친구 목록과 기존의 격자형 피드형 친구 탭 가운데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달 안에 개편 업데이트를 시행하는 계획은 변함없다"며 "다만 구체적인 시점을 특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카카오톡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9월23일 카카오가 친구 탭에 격자형 프로필 피드를 적용하면서 본격화됐습니다. 메신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바뀐 것에 반발한 이용자들의 혹평이 이어졌습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지속적인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말하며 진화에 나선 바 있는데요.
이 같은 여론은 주가에도 즉각 반영됐습니다. 카카오 주가는 개편 발표 당일인 9월23일 하루 만에 4.67%나 떨어졌고, 발표 직전(9월22일)과 직후 5거래일 동안 10.6% 하락했습니다. 특히 개편 발표 3일 만인 9월26일에는 카카오 주가의 6만원 선도 붕괴됐습니다. 이후 주가가 간헐적으로 일부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약세 기조를 면치 못했습니다.
일단 이번 개편으로 사용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개편 전 친구탭을 선택해 원상 복구에 나서거나, 현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친구 탭 복원이 주가 반등의 결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사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사용자경험(UX) 혼란으로 촉발된 신뢰 저하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증권가 역시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확장 전략 자체에 대한 기대는 유지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이번 업데이트로 인한 주가 상승과 관련해선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데요.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반영해줬다는 점에 의의를 둬야 할 것 같다"며 "이를 반영했다고 해서 주가가 다시 반등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습니다.
IT업계 관계자는 "이번 업데이트는 사용자 불편에 따른 UI를 이전 형태로 되돌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신기술을 새롭게 더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이슈가 하락한 주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카카오톡 '친구' 탭 모습. (이미지=카카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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