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MBK, 고려아연 이사회 재장악 노리나…현실은 '난제 투성이'
장내 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추가 인수해 39.7% 확보
집중투표제로 내년 주총서 이사회 장악 사실상 '불가'
주총 이후 인수금융 만기 연장 '불확실'…장기화 전망
2025-11-18 06:00:00 2025-11-1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4일 15:3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010130)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최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지분 확대 대응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는 내년 주주총회에서 다시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킹메이커로 떠오른 국민연금의 MBK파트너스에 대한 불신이 커져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이사회 장악은 사실상 불가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돈 없다던 MBK, 고려아연 주식 200억원 추가 매수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장중 고려아연 주식 1만8000주를 매수해 지분율 2.7%를 추가 확보했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 매수에 나선 것은 지난 5월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사진=MBK파트너스)
 
이로써 MBK파트너스의 보유 주식 수는 기존 167만6231주에서 169만4231주로 늘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 및 특별관계인 지분율은 기존 37%에서 39.7%로 증가했다. 주식 매수 단가는 108만8974원에서 117만578원 사이로 206억884만3000원의 자금이 MBK파트너스 6호 블라인드 펀드 재원으로 충당했다.
 
이번 MBK파트너스의 지분 추가 매입은 지난달 있었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지분 매입에 대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10월13일 최 회장은 기존 18.46%에서 지분을 추가 매입해 지분을 19.11%까지 늘렸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측 지분은 34.35%에서 35%까지 증가했다.
 
내년 주주총회서도 이사회 장악 '무리'
 
MBK파트너스는 이번 지분 매입으로 내년 주주총회에서 다시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전망이다. 하지만 MBK파트너스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제도 변경과 같은 시장 환경 변화는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인수에 난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집중투표제 의무화다.
 
지난 9월2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2차 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상법 개정안에선 집중투표제를 정관으로 배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선 이사 선임에 대해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집중투표제는 두 명 이상의 이사를 선출할 때 주주가 소유한 주식수에 따라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아 투표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말한다. 제도 도입 시 주주는 1주당 선임 예정 후보자 수만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이 적더라도 이사 선임 투표에서 원하는 후표에 몰표를 행사해 추천 이사의 이사회 진입이 가능하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등기임원 19명 중 직무정지된 4명을 제외하면 고려아연 측 11명, MBK·영풍 측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고려아연 측에선 5명, MBK·영풍 측 이사가 내년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고려아연 입장에선 이사회 과반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선 적어도 이사 선임에서 적어도 신임 6명 이사 중 3명 이상의 이사를 당선시켜야 한다. 한편 MBK·영풍은 다음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선 5명 이상의 추천 이사를 이사회 진입시켜야 한다. 이에 고려아연은 가지고 있는 투표권을 소수 후보 이사에게 투표해 방어한다는 구상이다.
 
MBK·영풍은 이사 선임 안건 상정도 난관이 예상된다.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려면 이에 앞서 이사회의 과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고려아연 측 이사들이 이에 대한 반대를 한다면, 의안 상정 가처분'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아야 한다. 
 
최대 변수 '국민연금'…경영권 분쟁, 장기전 불가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가장 큰 변수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에서 MBK·영풍 측 5인, 고려아연 측 3인 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고려아연과 MBK·영풍 사이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보인 결과다.
 
국민연금은 지난 10월1일 최윤범 회장의 지분 매수에 앞서 고려아연 지분 매수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보유 지분율은 5.00%다. 고려아연과 MBK·영풍 사이 지분 격차가 불과 5%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경영권의 키를 쥔 셈이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좌)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은 본래 MBK파트너스의 주요 출자자(LP) 중 하나였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 이후 MBK파트너스에 대한 신뢰가 불신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지난 달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MBK파트너스 펀드 출자 관련 손실에 사과했고 국민연금은 올해 모든 사모펀드 추가 출자를 중단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가 내년에도 실패로 끝난다면 MBK파트너스가 넘어야 할 산은 인수금융 만기 연장이다. 작년 MBK파트너스는 가까스로 NH투자증권(005940)의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성공했다.
 
계약 당시에 비해 대출 규모는 6000억원으로 줄었고, 금리는 6.2%로 0.5%포인트 인상됐다. 만기는 오는 2026년 6월13일이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이사회 장악이 실패로 끝난다면 당장 인수금융 연장을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NH투자증권에 있어 MBK파트너스와의 관계는 파트너십이 아니라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비롯한 신사업 진출과 농협중앙회 산하 금융 계열사에 대한 정치권 압력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인수금융 사업 자체도 현재로서는 시한폭탄이다. 지난 10월28일 금융당국 합동대응단은 공개매수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로 압수수색 받은 원인 중 하나가 고려아연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인수금융 만기 연장이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MBK파트너스는 지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장악 실패 이후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라며 "하지만 지난 주주총회 이후 상법 개정과 MBK파트너스에 대한 정치권의 지탄으로 경영권 인수는 이제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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