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 수주 500억달러 돌파 '청신호'
중동 줄고 유럽·북미서 선방…해외 수주 비중 확대 전망
2025-11-12 15:10:42 2025-11-12 15:45:1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에 적극 나서 연초 목표였던 해외 건설 수주액 5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수주 텃밭인 중동 실적은 줄었지만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에너지·인프라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실적이 증가했습니다.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428억8579만20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한 수치입니다. 10월 수주액은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1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45개 건설사가 34개국에서 72건을 수주한 것입니다. 올해 누적 기준 가장 해외 수주를 많이 받은 업체는 한수원으로 196억218만1000달러를 수주했습니다. 이어 삼성물산,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E&A, 현대엔지니어링 등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1년 새 31억2974만1000달러에서 198억1932만6000달러로 급증한 반면, 중동은 151억9245만5000달러에서 110억9284만6000달러로 감소했습니다. 태평양·북미는 39억7560만9000달러에서 55억3017만달러로, 아시아는 50억8810만3000달러에서 51억4417만1000달러로 소폭 증가했습니다. 아프리카는 1억8568만6000달러에서 6억5458만8000달러로 늘었고, 중남미는 9억5426만1000달러에서 6억4469만1000달러로 줄었습니다.
 
전체 수주액 중 산업설비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실제 공사 종류별 수주액은 △산업설비 340억7919만9000 달러 △건축 52억8517만달러 △토목 13억1703만7000달러 △전기 11억3441만9000달러 △용역 10억2222만6000달러 △통신 4774만1000달러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국내 토목·건축 수주 감소, 주택 시장 한계 등으로 건설사들이 해외 산업설비 수주에 적극 나선 결과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그래프=뉴스토마토)
 
향후 해외 수주 비중 늘어날 전망…원전·에너지 프로젝트 중심
 
해외 건설 수주에서 삼성물산·현대건설이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습니다. 올해 10월까지 삼성물산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62억9080만9000달러로, 호주 나와레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 프로젝트, 아랍에미리트 알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카타르 두칸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 등이 포함됩니다. 현대건설은 같은 기간 41억763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9월 31억6000만달러 규모 이라크 해수 처리 플랜트 사업 수주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해외 건설 수주액이 연간 50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수주가 연말에 집중되는 경향과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 건설 수주 지원,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를 통해 잔고를 늘리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올해 해외수주 목표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수치인데요. 10월 말 기준 달성률은 86% 수준입니다. 주요 5개 건설사(현대건설, 삼성E&A,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의 올해 해외 수주 목표는 31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높게 제시됐으며, 합산 기준 3분기 말 목표 달성률은 42% 수준입니다. 
 
국내 건설시장 침체와 산업재해 위험 증가로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 비중이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원자력발전소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중동의 가스 처리 시설,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LNG 플랜트 발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왼쪽)와 메수트 우즈만 페르미 뉴클리어 대표(오른쪽)가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사옥에서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 내 대형원전 기본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올해 원전 산업 내에서 대형 원전과 SMR EPC 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했습니다.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홀텍(Holtec),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의 대형 원전 및 SMR 프로젝트에서 EPC를 담당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원전 계약 체결과 공사 착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텍사스 EPC 계약 성공 시 연간 원전 수주만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삼성E&A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의 가스 처리 시설과 미국, 아시아 플랜트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미국 와바시 저탄소 암모니아 프로젝트 수주를 시작으로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가 대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미국 시장에 친환경 신에너지 사업으로 파이프라인 확장을 했다는 점에서 수주와 매출 모두 반등이 예상됩니다. 
 
내년 해외 건설 수주는 원전과 에너지 프로젝트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유럽 각국의 원전 계획 본격화로 프랑스는 현재 57기가 운영 중이며 향후 6~14기 추가 건설을 계획 중입니다. 미국은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이상 착공이 예정돼 있습니다. 중동의 가스 생산 확대와 글로벌 LNG 플랜트 발주 증가도 국내 건설사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인데요. 사우디는 2030년까지 천연가스 생산량을 60% 늘릴 계획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LNG 시장 확대로 국내 건설사들의 내년 해외 수주는 올해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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