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이후, 한화·HD현대 USV 경쟁 본격화
한화·HD현대 미 AI 기업과 협력
2025-11-05 13:31:51 2025-11-05 14:32:26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한화와 HD현대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을 계기로 미국 인공지능(AI) 기업과의 무인수상정(USV) 협력을 잇따라 확대하면서, 해양 방산 양강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차세대 전력으로 부상한 USV 시장 선점에 나선 양사의 움직임에 업계의 시선이 쏠립니다. 
 
한화시스템이 지난 5월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산전시회(MADEX)에 참가해 처음으로 공개한 전투용 무인수상정. (사진=한화시스템)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는 APEC을 통해 미국 AI 자율운항 솔루션 기업 해벅AI와 무인수상정(USV)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한화는 '퓨처 테크 포럼: 방산'을 개최하고, 폴 르윈 해벅AI CEO를 토론회 패널로 섭외해 AI가 국방 혁신 방향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등을 논의했습니다. 
 
다음날 한화는 폴 CEO와 연구진을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 초청해 자사의 함정 건조 및 해양 시스템 역량을 공유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하와이 앞바다에 대기 중인 해벅AI의 USV를 거제에서 원격 제어하는 기술 시연도 진행됐습니다. 
 
이날 한화시스템·한화오션과 해벅AI는 해양 무인체계 기술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화오션의 함정 건조 역량과 한화시스템의 함정전투체계·통합기관제어체계 등 시스템 통합 기술에 해벅AI의 자율 운항 소프트웨어를 더해 실제 제품화까지 이어가겠다는 구상입니다. 
 
HD현대도 이번 APEC에서 미국 방산 AI기업 안두릴과의 협력을 한층 공고히 했습니다. HD현대는 지난 27일 ‘APEC 퓨처 테크 포럼: 조선’을 열고, 자사의 자율운항 기술과 안두릴의 임무 자율화 기술을 결합해 무인함정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내놨습니다. 이날 존 킴 안두릴 한국 대표도 연사로 참여해 HD현대와의 USV 공동 개발 현황을 소개했습니다. 
 
지난 4월 HD현대는 안두릴과 손잡고 USV 개발 및 시장 공략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HD현대가 보유한 항해·기관 자동화 등 AI 자율운항 기술과 안두릴의 군집 제어, 임무 수행 기술 등을 결합해 통합 솔루션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HD현대는 미국 방산AI 기업 팔란티어와도 협력해 USV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두 회사는 내년 완성을 목표로 ‘테네브리스’ USV를 제작하고 있으며, AI 기반 임무 자율화 기술을 적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AI USV를 구축할 방침입니다. 
 
한화와 HD현대가 USV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USV가 향후 해전 패러다임을 바꿀 ‘차세대 전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USV는 병력 탑승 없이 위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수요 확대가 예상됩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무인수상정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9억2000만달러에서 연평균 11.5%씩 성장해 2032년에는 27억달러(약 3조 8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한화가 더 한발 앞선 것으로 보인다”며 “한화는 해경용 무인수상정 ‘해령(Sea Ghost)’ 개발 실적이 있지만, HD현대는 함정 건조 역량은 뛰어나도 USV는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무인수상정 개발의 핵심 과제는 ‘군사용 실증 데이터’ 확보”라며 “안두릴·해벅·팔란티어 등 해외 AI업체와 협력이 늘고 있지만, 결국 AI 학습을 위한 실제 작전 환경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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