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전 제품 ‘솔드아웃’…삼성·SK ‘다른 전략’
범용 D램 가격↑…HBM과 수익성 비슷
삼성전자 “시황 모니터링해 캐파 조정”
SK하닉 “HBM 이익률이 여전히 높아”
2025-11-03 15:07:44 2025-11-03 15:07:44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낸 가운데 두 회사는 범용 D램에서 다른 전략을 취할 방침입니다.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과 범용 D램까지 ‘완판’ 상태가 이어지며 범용 D램의 수익성이 HBM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수요에 따른 범용 D램 생산능력(캐파)을 조절하는 반면, SK하이닉스는 HBM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경북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K-테크 쇼케이스’ 삼성 부스에서 관계자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와 그래픽D램 GDDR7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과 더불어 D램, 낸드까지 메모리 전 제품군에서 주문 세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에서 “많은 기업들로부터 메모리반도체 공급 요청을 받고 있어서 이걸 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민이 깊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 고용량 DDR5, 서버향 SSD를 중심으로 수요 강세가 지속됐다”면서 “AI 관련 서버향 수요는 지속 증가 중이고, 업계 내 공급량을 큰 폭으로 초과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는 두 회사의 전 제품군을 사실상 완판 상태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범용 D램은 AI 수요 제품 대응으로 제품 공급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범용 DDR4 평균 가격은 7달러로, 전월 대비 11.1% 올라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범용 D램의 수익성이 HBM과 비슷한 수준에 다다랐다고 업계는 평가합니다.
 
삼성전자는 HBM4 양산을 서두르면서도 D램의 캐파를 함께 조절할 방침입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컨벤셔널(범용) D램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HBM과 컨벤셔널 D램 간 상대적 수익성을 고려해 추가 증산 규모는 시황을 모니터링하며 적정 규모로 확정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김우현 부사장은 D램 캐파에 대해 “최근 일반 D램의 가파른 가격 상승세로 HBM과 일반 D램 간 수익성 격차가 좁혀지고 있지만, 당사는 HBM 이익률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내년에도 수급이 타이트하게 유지된다면, 일반 D램 이익률이 HBM과 비슷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당사는 일시적인 수익성 변화만으로는 캐파 믹스를 즉시 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신 고객사들과 선 구매주문(PO), 다년간 장기계약(LTA) 등 구속력이 강한 계약 방식을 논의하는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고, 삼성전자는 캐파에서 강점이 있다”면서 “양사 모두 서로의 장점을 살려 시장 상황에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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