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잡아라”…정부 AI반도체 육성책 본격화
산·학·연 GPU 공급 등 패키지 전략
수요·금융·인프라까지 전방위 지원
‘풀스택’ 역량 갖춘 AI 생태계 조성
2025-12-19 15:08:42 2025-12-19 15:28:3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사업 활성화를 위한 ‘K엔비디아’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정부차원의 반도체 지원 정책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중심 반도체 구조를 벗어나고, 국내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AI 반도체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정부 전략도 더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컴퓨터 메인보드 위로 AI 문자와 로봇 손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엔비디아로부터 2030년까지 수급받기로 한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2000장 중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1조4600억원으로 구매한 GPU 1만 장을 내년 2월부터 산업계와 학계, 연구계를 대상으로 우선 배분할 계획입니다. 학계와 연구계엔 무상 공급하고, 중소·스타트업엔 시장가격의 5~10% 비용으로 공급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국산 AI 모델과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함께 묶어 성능을 높이는 ‘K-NPU 프로젝트’와 내년부터 국방, 치안, 행정 등 공공 분야에 국산 NPU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K-NPU 공공 선도 7대 과제’도 추진합니다. 민간 부문에서는 자동차, 로봇, 가전 등 4대 주력산업에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상용화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지원 배경은 초기 단계에 머무른 국산 AI 반도체 상용화 및 산업화 시점을 앞당겨 반도체 생태계를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국 AI반도체 생태계는 메모리 분야를 제외하면 설계,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반에서 취약하다는 평가입니다.
 
류수정 서울대 교수는 지난 17일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포럼에서 “한국이 HBM 등 메모리 분야에는 강점이 있으나 프로세서·시스템 소프트웨어·파운데이션 모델 등 생태계 전반의 통합 역량은 취약하다”며 “국산 NPU 의무 사용과 같은 공공 주도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보조금을 통해 기술 굴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중입니다. 미국은 530억달러, 일본은 600억달러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중국은 10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는 중입니다. 특히 중국은 최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시제품 생산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술 자립 속도가 앞당겨졌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에 정부는 AI 확산의 필수 해결 과제로 전력 문제가 꼽히는 만큼, 추론에 최적화된 NPU에 역량을 집중해 AI 추론과 피지컬 AI 시장 선점한다는 방침입니다. 정부는 시장이 막 형성되고 있는 NPU에서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액공제 및 국민성장펀드 신설, 테스트베드도 구축하는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섰습니다. 궁극적으로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풀스택’ 역량을 확보한다는 목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큰 축이지만, 중장기 관점에선 설계, 소프트웨어 역량도 함께 끌어올려야만 한다”면서 “지원 의지가 분명한 만큼 산업계의 요구 사항이 정책에 잘 반영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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