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부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까지 글로벌 거물이 총집결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이 31일 막을 내렸습니다. 1700여명에 달하는 글로벌 정상·기업인이 ‘천년고도’ 경주로 모인 가운데, 이들은 인공지능(AI), 세계경제 등 다양한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치며 협력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개회식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행사는 세션과 참석 연사·정상급 인사 수 등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져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실감케 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첫날 개회식에서 특별연설을 통해 ‘협력’과 ‘연대’의 화두를 각국에 제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20년 전 APEC의 단결된 의지를 모아냈던 대한민국이 다시 APEC의 의장국으로서 위기에 맞설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하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상회담 차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연설에서 한국과의 협력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한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 구축 성과를 칭찬한 트럼프 대통령은 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를 언급하면서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 재계 총수들도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인을 만나 투자와 사업 협력 등을 모색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은 촘촘한 일정 가운데 분초를 쪼개가며 각국 정상·기업인을 만나 글로벌 네트워킹 행보에 매진했습니다. 
 
이번 행사의 마지막은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하는 ‘AI 제왕’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장식했습니다. 전날 이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치킨 프랜차이즈 ‘깐부치킨’에서 ‘소맥’ 러브샷을 마사고 돈독함을 다진 3자 회동으로 큰 화제를 모은 황 CEO는 이날 특별 세션에서 AI와 관련 거대 담론을 제시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31일 'APEC CEO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경주 예술의전당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황 CEO가 한국에 안긴 선물 보따리는 이번 행사의 ‘백미’로 꼽힙니다. 전날 ‘깐부 회동’에서 “한국에 좋은 소식이 있다”고 예고한 황 CEO는 이날 삼성·SK·현대차·네이버에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GPU 확보가 AI 산업의 성장을 좌우할 만큼 물량 확보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가뭄에 단 비’ 같은 낭보입니다. 
 
황 CEO의 연설을 끝으로 ‘협력’을 화두로 글로벌 각국을 잇던 APEC CEO 서밋 행사는 공식 종료됐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은 이번 서밋 주제인 ‘3B’에 대한 실천적 해법으로 경제 리더들이 실행의 주체자로 나서자는 내용인 ‘3C’(격차 해소(Close the Gaps)·협력 통한 가치 창출(Co-create Value)·미래에 대한 실천 약속(Commit to Tomorrow)를 발표했습니다. 
 
최 회장은 “이번 서밋에서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연대와 협력, 혁신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며 해법을 마련했다”고 했습니다. 최 회장은 이날 폐회식에서 다음 개최국인 런홍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에게 의사봉을 전달하며 전체 서밋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경주=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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