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SK증권, 뱅크샐러드 실적 개선에 엑시트 '청신호'
뱅크샐러드, 골칫덩이에서 효자로
장기투자 익스포저 부담 완화 기대
2025-10-31 06:00:00 2025-10-3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9일 14: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SK증권(001510)이 약 1000억원을 투자한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의 실적 개선으로 향후 기업공개(IPO)에 따른 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오던 SK증권의 장기투자 리스크 부담은 일부 완화될 전이다.
 
사진=SK증권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자회사인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수협은행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보유 중인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 지분 3%를 인수했다.
 
앞서 SK증권은 SKS PE가 2022년 뱅크샐러드 투자유치 과정에 참여했고, 총 투자금 약 1000억원 가운데 830억원을 부담했다. 이 과정에서 트리니티자산운용 등 SK증권 산하 관계사들도 투자에 참여했다. 당시 트리니티자산운용은 25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샐러드, IPO 앞두고 실적 개선
 
SK증권이 트리니티가 보유한 뱅크샐러드 지분을 인수한 것은 IPO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선 뱅크샐러드에 대한 엑시트가 사실상 손실로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뱅크샐러드가 최근 수익성 악화로 과거 투자유치 과정에서 인정받았던 기업가치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뱅크샐러드는 2022년 프리IPO 단계에서 44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SKS PE와 KT(030200), 기아(000270) 등으로부터 총 13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손실 148억원, 순손실 135억원을 기록하면서 상장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수협은행 측에서도 트리니티 인수 과정에서 뱅크샐러드의 실적이 부진한 만큼, 지분을 떠안기엔 부담이라는 판단이 깔려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뱅크샐러드의 실적은 상승세다. 뱅크샐러드는 지난해 11월 월 이미 손익분기점을 달성한 상황에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배 성장하는 등 외형적으론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올 2분기에는 금융과 건강 서비스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뱅크샐러드의 올해 2분기 영업수익은 77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41억7000만원) 대비 약 85% 증가한 반면 영업비용은 같은 기간 약 14% 감소했다. 분기순이익은 1억2000만원을 기록했으며, 주식보상비용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6억원에 달했다.
 
 
뱅크샐러드의 실적이 예상보다 더뎠던 이유는 2022년 1월 금융위원회가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을 허가하면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들은 물론 토스, 카카오 등의 핀테크 기업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나서며 차별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뱅크샐러드는 사업 방향성을 크게 전환,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2019년 누적 다운로드 500만회, 2021년에는 1000만회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지만, 2022년 이후로는 사업 방향성을 바꿔 △유전자 검사 서비스 △미생물 검사 서비스 △건강데이터 기반의 발병률 예측 △보험진단 서비스 등으로 컨텐츠를 확대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외형은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힘입어 향후 코스닥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뱅크샐러드는 올해 초 미래에셋증권(037620)을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하며 본격적인 IPO 준비에 돌입, 내년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분 구조는 김태훈 대표가 지분 28.44%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SKS PE(21.09%)와 KT(5.55%)가 2·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SK증권, 장기투자 익스포저 부담 완화 기대
 
SK증권은 계획대로 내년 뱅크샐러드 상장에 성공한다면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오던 장기투자 문제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은 자회사 SKS PE를 통한 PEF 출자 규모가 약 3000억원, 엠에스상호저축은행 등 자회사 지분 취득과 유상증자 등으로 약 1123억원 규모의 장기투자 익스포저 부담을 내재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피티알자산운용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트리니티자산운용을 매각하면서 순자본비율 개선에 힘써왔다. 순자본비율은 위험자산(리스크액)을 감안했을 때 증권사가 어느 정도의 자기자본 여력을 갖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SK증권은 그동안 영업손실 등으로 영업용순자본이 2022년 711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4975억원으로 약 30% 감소하면서 순자본비율은 같은 기간 319.3%에서 235.0%로 하락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준(150%)은 상회하지만 중형사 평균보단 낮은 수준으로, 향후 뱅크샐러드 엑시트에 따른 자본적성성이 재고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SK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2분기부터 뱅크샐러드가 흑자로 전환한 만큼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해 수협은행과의 협상 과정에서 트리니티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며 “향후에도 뱅크샐러드 지분을 정리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