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경상남도를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공천 개입 의혹'을 두고 충돌했습니다. 명씨는 박 지사가 자신을 통해 윤석열씨 부부에게 공천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명씨의 주장을 일축한 박 지사는 충성 맹세를 했다는 의혹도 철저히 부인했습니다.
28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오른쪽)와 박완수 경남도지사(왼쪽)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행안위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박 지사가 지난 2021년 8월1일 명씨 주선으로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씨 자택을 방문한 경위 등을 추궁했습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명씨를 통해 공천 도움을 받기 위해 간 것이 아니냐"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박 지사는 "윤석열 측에서 만나자는 요청이 있어 갔고, 공천에 도움받은 것은 없다"며 "공천에 도움 받으려는 생각 있었으면 그때 방문 이후 윤석열 캠프에 들어갔어야지, 이 내용은 지방선거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박 지사는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윤씨 부부의 도움으로 공천을 획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 명씨가 박 지사와 윤씨 부부의 만남을 주선했고, 박 지사는 후에 윤씨 부부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명씨는 박 지사의 변명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명씨는 "당시 내가 박 지사에게 연락해 (윤씨에게) 갔었고 (박 지사 공천은) 윤 전 대통령이 공천을 주라고 했으니까 준 것"이라며 "그때 윤한홍·권성동 의원은 (경남도지사 후보를) 경선하려 했고, 김건희 여사가 김태호 의원에게 연락해 (경남도지사 경선에) 못 나오게 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직접 들은 얘기라는 것"이라며 "모두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명씨의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윤 의원은 "핵심은 박 지사와 경쟁 관계였던 윤한홍 의원을 정리하는 데 윤석열 내외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고, 김태호 의원 출마 의지를 꺾는 데도 김 여사가 역할을 했다는 것"이라고 물었습니다.
박 지사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지난 2024년 8월 윤씨가 거제 저도에서 휴가를 보낼 때 박 지사가 찾아가 충성 맹세를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식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리는 공천을 얘기할 자리가 아니었다"며 "해당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창원 제2국가산업단지 선정 과정에 명씨의 개입 여부를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오갔습니다. 이광희 민주당 의원이 “명태균씨가 창원시 공무원들을 김영선 전 의원 사무실로 불러서 창원국가산단 관련 문건을 사전에 받았다는데 맞느냐"라고 물었습니다.
명씨는 "창원국가산단을 연구개발과 물류, 생산 기지로 하자고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며 "국가산업단지는 강혜경·김태열씨가 정보를 빼돌려서 땅을 산 것"이라며 개입설을 부인했습니다. 다만 의견을 내는 과정에 박 지사도 현장에 같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발한 박 지사가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박 지사는 명씨 주장을 부인하며 "(국가산단 문제는) 특검이 수사하고 있고 국감 대상이 아니다. 나를 폄하하기 위한 질의 아니냐"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경남도 문제와 왜 관계가 없나, 내가 지사를 폄하하기 위해 이러겠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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