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에 휘청이는 통신사, 데이터센터 새 먹거리로 정조준
AI 시대 생존전략…보안 리스크 속 차세대 성장동력 모색
해킹으로 흔들린 통신 신뢰, AI 인프라로 돌파구 찾기
2025-10-27 14:31:07 2025-10-27 15:22:48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통신 3사가 잇단 해킹 사태로 신뢰 위기를 겪는 가운데,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고객 정보 유출과 불법 소액결제 등으로 주력 통신 사업의 기반이 흔들리는 사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안정적 수익원이자 기술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데이터센터 시장에 정조준하는 모습입니다. 
 
올해 들어 통신 3사는 모두 보안 사고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 4월 해킹 사고 이후 50여일간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을 중단했고, 열흘간 위약금 면제 정책도 시행했습니다. 고객 보상안에만 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이 여파로 연간 실적 전망치도 낮췄습니다. 당초 17조8000억원으로 잡았던 연매출 목표를 17조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KT(030200)LG유플러스(032640) 역시 해킹 여파가 현재진행형입니다. KT는 무단 소액결제로 고객 피해가 발생했고, 서버 해킹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특히 소액결제 인증에 필요한 이름, 생년월일, 성별 등 개인정보가 어떤 경로로 유출됐는지 내부에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현재 민관합동조사단에서 관련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LG유플러스는 내부자 계정을 관리하는 APPM 서버 해킹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피해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자체 조사에서는 침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오해 해소 차원에서 공식 신고를 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해킹 사실이 공식화될 경우 지난 2023년 고객 정보 29만건 유출 이후 또 다시 보안 리스크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통신 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사)
 
이처럼 보안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통신사들은 AI 데이터센터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데이터 저장·처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보유한 네트워크 인프라·전력·부지·운영 경험이 데이터센터 사업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SK텔레콤입니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그룹 차원에서는 오픈AI와 협력해 서남권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KT는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가 주도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등도 함께하며, KT는 이미 경북센터와 목동·분당 등 전국 15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LG유플러스도 일찌감치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뛰어들었습니다. 평촌 메가센터와 상암, 가산 센터를 비롯해 전국 13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설 중인 파주 데이터센터는 약 50㎿ 규모의 하이퍼스케일급 AI 전용 데이터센터로 활용될 계획입니다. 
 
통신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생존 전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존의 음성·데이터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클라우드·AI 인프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해킹 사고로 통신 본업의 신뢰가 흔들린 만큼, 데이터센터에서도 철저한 보안 관리와 투명한 운영이 필수"라며 "AI 인프라 경쟁력이 곧 미래 통신사의 진짜 실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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