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화물창 로열티 7.4조 누적…“국산 실증 지원 시급”
GTT에 기술 의존…30년간 납부
기술 개발 완료했지만 실증 지연
“향후 친환경 선박 주도권 좌우”
2025-10-22 15:58:19 2025-10-22 16:22:05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국내 조선소가 LNG선 화물창 기술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대규모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 기술 개발은 이미 완료했지만 실증이 지연돼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업계는 국산화의 관건이 국가 차원에 실증 지원에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한화오션)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부, 한국가스공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조선소들이 지난 30년간 프랑스 GTT에 지급한 LNG(액화천연가스)선 화물창 로열티가 7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선사별로 보면 △HD한국조선해양 2조4847억원 △한화오션 2조4050억원 △삼성중공업 2조399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여기에 2029년까지 예정된 162척의 LNG선 건조 로열티(약 2조9332억원)까지 더하면, 전체 부담액은 10조원에 이릅니다. 
 
LNG선 화물창은 기체 천연가스를 극저온으로 액화해 저장하는 핵심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GTT가 관련 기술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사들도 30여년 전 GTT 기술을 도입한 뒤 지금까지 의존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GTT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는 선가의 약 5%, 한 척당 평균 130억에 달합니다. 조선소의 순이익이 통상 선가의 10%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이익의 절반 가까이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셈입니다. 
 
이에 국내 조선사는 국산 LNG 화물창 기술 KC-2를 개발했으나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KC-2B를 개발해 LNG 벙커링선 ‘블루웨일호’에 탑재했고, 삼성중공업은 자사 시험선 ‘그린누리호’에 KC-2C를 적용했습니다. 이들 선박이 운항 중에는 있으나 선주사들의 GTT 선호가 높아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문제의식을 갖고 해법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9월 LNG 화물창 기술을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 중 하나로 지정했습니다. 2028년까지 실증시험을 마치고, 2030년까지 한국형 화물창을 탑재한 LNG선 수주를 달성한다는 목표입니다. 다음 달 로드맵 등 세부 추진 계획을 확정하고, 기업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애로 사항을 신속히 발굴·해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최소 월 1회 정례회의를 열고 현장 방문도 병행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개발은 완료됐지만 안정성 입증이 부족해 해외 선주사로부터의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상용화를 위해서는 ‘적용해도 이상이 없다’는 운항 레코드를 쌓아야 하므로, 한국가스공사나 국내 선주사가 실선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실증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LNG 화물창 다음은 암모니아·액화수소 등 친환경 선박으로 세대가 넘어갈 것”이라며 “KC-2가 실증되면 LNG와 유사한 가스 저장 기술이 공유돼 차세대 친환경 선박에도 기술을 적용할 수 있어 향후 친환경 선박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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