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3분기 대형 상장 건설사 대부분 국내 주택사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매출은 축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전년 대비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대재해 리스크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안전관리 비용 증가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6개 상장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매출액은 총 25조853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65% 감소한 수준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고 5개 건설사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모두 감소했습니다.
삼성물산은 10조12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어들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형 비중이 큰 건설 부문의 하이테크 주요 프로젝트 준공 등의 부진 때문입니다.
현대건설은 7조4606억원으로 9.64% 감소합니다. 증권가는 현대건설이 중동 플랜트 현장과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석화 플랜트 현장에서 1700억원의 본드콜 요구 등 해외 현장에서 추가적인 비용이 반영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향후에도 건축주택 부문의 안전 비용에 따른 마진 하향, 현대엔지니어링의 착공과 수주 감소 영향으로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주 감소로 최근 본사 플랜트 본부 소속 지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6개 조로 나눠 한 달씩 유급 순환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서울 시내 한 공사 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GS건설은 3조229억원으로 전년보다 2.78% 줄어듭니다. 2023년부터 지속된 분양 세대가 줄면서 주택 부문의 매출액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증권가에선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건축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분양 여부에 따라 매출액 반등의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플랜트 부문에서 주요 현장들의 매출 비중 증가와 실행 예산 반영 효과로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DL이앤씨는 1조8649억원으로 2.8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주 부진에 따른 전반적인 매출 부진과 안전 이슈 등에 따른 일부 현장 공장 저조 등으로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특히 플랜트 부문의 수주가 부진해 해당 부문의 매출 감소가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KB증권은 시장에서 기대해 왔던 4분기 주택 부문 일회성 환입도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며, 외형성장을 위한 회사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매출액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건설은 2조718억원으로 18.68% 감소할 전망입니다. 7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5000가구로 미분양 관련 대손 반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지방 사업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고, 노무리스크로 인해 단기적으로 공정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최근 산업 재해 리스크로 비용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이 확대되면서 주택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커지며 정비사업의 진행 속도가 지연되고 있고, 정비사업의 수주 및 착공 감소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같은 기간 6개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총 1조4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2.8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며, 고원가 현장들의 준공과 더불어 수익성 높은 파주 메디컬시티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일회성 비용과 함께 안전 관련 금액이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건축 공종에서 안전 관련 금액이 총공사비의 약 약 1.6%~2%를 차지하고 있는데, 비용이 일부 늘어날 수 있다며 "여기에 공기가 연장된다면 예정원가율이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건설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잇따르면서 일부 건설사들이 국내 현장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 관련 비용 확대에 나섰는데요. 이에 따라 기존 대비 공사 비용과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노란봉투법도 국회를 통과하면서 건설 경기 악화 지속 속에서 리스크 증가와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올해 6월 이후 중대재해 사고로 공사가 중단된 현장이 289곳으로, 이로 인한 건설사 피해 규모는 5221억원으로 추정됐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이 10대 주요 건설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는 일정 지연에 따른 이자 비용, 근로감독관 고용 비용 등이 포함된 수치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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