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번호이동 '해킹 여파'…KT '순감' VS. SKT·LGU+ '순증'
KT 해킹 여파로 고객 이탈…SKT·LGU+ 반사이익
단통법 폐지에 알뜰폰 직격탄…가입자 통신 3사 쏠림
2025-10-01 10:33:15 2025-10-01 13:41:5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9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시장이 KT(030200) 무단 소액결제에서 비롯된 해킹 여파로 통신 3사 간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KT는 가입자가 순감한 반면 SK텔레콤(017670)LG유플러스(032640)는 순증했습니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KT는 9월 SK텔레콤으로부터 5만573명, LG유플러스와 알뜰폰(MVNO)으로부터 각각 2만7698명, 1만8241명의 가입자를 뺏어 왔지만, KT를 떠난 이용자가 2992명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KT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5만2872명이었고,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2만5470명,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2만1162명이었습니다. 
 
9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자료=KTOA)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번호이동 가입자 규모를 키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SK텔레콤은 1만3224명 순증했고, LG유플러스는 4453명 순증했습니다. 
 
SK텔레콤은 4월 해킹 사태 이후 두달 연속 번호이동 순증세를 이어갔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순감세에서 이달 순증세로 돌아섰습니다. 
 
사업자들 간 희비가 뒤바뀐 배경으로는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가 꼽힙니다. 서울 서남권, 경기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KT 무단 소액결제 침해 사고는 서울 서초구·동작구,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등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공식 집계된 피해자 수는 362명, 피해 금액은 2억4000만원입니다. KT 서버 침해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지난 5월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외부 보안업체를 통한 자사 서버 전수조사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KT는 서버 침해 흔적 4건, 의심 정황 2건을 발견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는 KT의 관리 부실 문제가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고객 신뢰 하락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무단 소액결제 원인으로 지목된 초소용기지국(펨토셀)은 10년가량 관리가 안 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대규모 해킹 관련 청문회에서 펨토셀 설치·관리를 외주 업체가 맡고 있느냐는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김영섭 KT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는데요. 관리 부실이 사건을 초래한 원인이라는 지적에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가운데)가 지난 11일 무단 소액결제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신 3사 간 가입자 쟁탈전이 지속되면서 알뜰폰은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양새도 포착됩니다. 지난달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이용자는 6만5698명이었지만,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 나간 이용자는 8만38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단말기유통법(단통법)까지 폐지되면서 마케팅비 확대 여력이 낮은 알뜰폰에서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알뜰폰은 8월에도 5006명 순감한 바 있습니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이 폐지되면 알뜰폰은 통신 3사와 경쟁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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