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건설업계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수주 부진과 구조조정의 여파로 인력 감소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 현장의 핵심 인력인 기능인력이 빠져나가고 인력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산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25일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건설업 취업자 중 기능인력은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한 131만30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월별 추이를 보면 지난해 11월 147만9000명에 달했던 기능인력은 130만명 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존 인력 감소와 더불어 건설 현장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임금 수준으로 젊은 세대의 건설업 기피 현상 등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 시내 한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능인력은 직접적인 시공, 장비운용, 조립 등을 담당하는 핵십 집단인데요. 특히 숙련도가 요구되는 공정에 적기에 투입되지 않으면 전체 사업 일정이 차질을 빚어 이는 추가 비용 발생과 품질 저하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공기 지연은 인건비와 장비 운용의 동반 상승으로 건설비 전반을 밀어 올려 주택 가격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죠.
기능인력뿐만 아니라 건설사 전체 임직원 규모도 축소되는 추세입니다. 주요 건설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의 전체 직원 수는 1년 사이 2800여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계약직 인력이 대거 감축되면서 인건비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현장 인력 운용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건설업 종사자의 평균 연령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건설 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2024년 8월 51.0세에서 2025년 8월 51.9세로 높아졌습니다. 특히 2025년 6월부터는 51.8세 이상을 유지하며 고령화 경향이 굳어지는 모습입니다. 건설 기능인력 취업자 가운데 40대 이상의 비중 역시 지난해 8월 81.3명에서 83.3명으로 늘었습니다.
실제 올해 들어 건설 경기 체감 지표도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4월 74.8로 일시적인 반등을 보였으나 이후 8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68.2를 기록했습니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돈다는 것은 건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입니다.
정부와 업계는 인력난과 고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는 현재 내국인이 기피하고 있는 철근공과 콘크리트공, 형틀목공에 대한 E-7-3 비자 도입을 추진 중이며, 건설업계 역시 스마트 건설 기술과 직무 전문성 강화를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결국 숙련 인력 양성과 청년층 유입 없이는 구조적인 문제 해결은 어렵다"면서 "인력난으로 외국인 인력 비중이 큰 상태에서 최근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산재 사망사고 시 해당 사업주의 외국인 고용을 3년간 제한하는 강력한 대책을 내놓으며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