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FF상하이 2025)맞춤형 생산에 안전사고 예방까지
로봇으로 목재 운반·커팅·에지·벤딩·샌딩·드릴·라벨 작업
AI·센서로 손 감지해 톱날 사라지는 안전사고 예방 제품도
2025-09-12 14:23:25 2025-09-12 17:22:06
[상하이=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로봇 팔이 마치 장인의 손길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며 가구를 단숨에 만들어냅니다. 굴곡진 부분도 문제없이 빠르게 완성해내는 모습인데요. 목재 운반부터 절단, 구부리기, 모서리 작업, 상표 붙이기까지 모두 로봇을 비롯한 자동화 생산설비가 해냅니다. 
 
중국 NECC 홍차오 전시장에서 열린 제56회 'CIFF 상하이 2025'에서는 목재가공기계전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이번 목재가공기계전에는 340개의 글로벌 브랜드가 참여했는데요. 맞춤형 생산 시대를 예고하는 듯한 각종 설비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원가를 절감하게끔 돕는 설비, 심미성과 효율성에 방점을 둔 장비 등 다양한 수요에 맞춘 기계들이 즐비했는데요. 이곳을 방문한 가구 제조사 관계자들은 자사 생산 제품 특징, 공장 여건, 자금 여력에 맞는 설비를 찾아다니느라 분주했습니다. 
 
이곳에 전시된 자동화 생산 설비 대부분은 단순한 작업은 물론 고난도 작업까지 소화합니다. 핸들링 기술과 지능형 기술이 함께 발전한 결과입니다. 무거운 목재들을 운반하는 일은 기본이고, 정교한 로봇 팔에 드릴을 장착해 복잡한 도면대로 곡선까지 매끄럽게 깎아냈습니다. 4개 면에 드릴, 톱날 등을 단 로봇 팔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로봇 팔은 4가지 기구를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목재를 가공했습니다. 현란한 팔놀림이 끝나자 30분 만에 의자 등받이 윗부분의 앞·뒷면이 완성됐습니다. 
 
12일 중국 NECC 홍차오 전시장에서 열린 제56회 'CIFF 상하이 2025'에서 로봇 팔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해당 설비를 생산하고 있는 화웨이 관계자는 "도면만 있다면 웬만하면 30분에 하나씩 제품을 완성할 수 있다. 사람 5명이 하던 일을 기계 하나가 해내고 있다"면서 "이탈리아 회사가 경쟁사인데 단가는 그 회사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양한 생산설비들을 조합하면 사람 손을 대지 않고도 제품 생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력이 올라왔다는 걸 현장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목재를 자른 뒤 거칠어진 모서리를 매끈하게 붙여서 처리하는 에지 작업, 구부리는 벤딩 작업, 목재 표면을 가는 샌딩 작업, 못을 박거나 구멍을 뚫는 드릴 작업, 마지막으로 상표를 붙이는 라벨링 작업까지 모두 기계가 소화 가능합니다. 
 
전시회를 찾은 한 가구회사 관계자는 "로봇이 가구를 만드는 거의 모든 공정을 한다고 보면 된다. 특히 중국처럼 공장이 넓은 곳에 대형 자동화 설비를 설치하면 제작 속도나 원가 절감 측면에서 훨씬 유리해진다"면서 "검수를 제외하고서는 사람이 할 일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생산설비 옆에 대체로 집진 장치가 함께 설치된 경우가 많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목재 가공을 할 때 발생하는 먼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공장 환경 개선을 위해 이 같은 집진 장치를 설치하는 공장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12일 중국 NECC 홍차오 전시장에서 열린 제56회 'CIFF 상하이 2025'에서 안전사고 예방 제품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설비도 물론 있는데, 이 중 안전을 최우선으로 둔 한 기계가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독일 기업 알텐도루프의 목재 커팅 기계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한 회사는 손 모형을 두고 시연을 하고 있었는데요. 날카로운 톱날이 매섭게 작동될 때 손을 가까이 대자 톱날이 아래로 사라졌습니다. 인공지능(AI)과 센서가 손을 인식해 톱날을 숨긴 것입니다. 해당 제품은 0.25초 만에 톱날을 숨겨 안전사고를 예방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이 제품 판매 담당자는 "손의 접촉을 인식해서 톱날이 사라지는 제품은 많은데 센서로 감지해서 하는 제품은 이 제품뿐"이라며 "한국에서도 이 제품을 도입한 회사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국과 인도에서는 산업재해에 따른 회사 측의 비용 부담이 적어 이 제품에 크게 관심이 없지만 선진국에서는 안전사고로 한 명이 다치면 회사 측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일본, 한국, 유럽, 미국 등에서 많이 문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상하이=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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