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SK온이 수년간의 공격적 설비투자를 마치고 본격적인 수익 회수 국면에 진입하며 실적 반등 신호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현금흐름 개선과 수익성 제고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SK온 부스를 찾은 참관객이 양방향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SK온에 따르면, 2분기 연결 기준 60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계열사들의 도움으로 통합 법인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배터리 사업 부문의 영업손실은 664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6% 대폭 줄어든 수치입니다. 손실 규모가 현저히 축소되면서 턴어라운드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의 가동률이 100% 수준까지 올라간 것입니다. 이에 따라 2분기 출하량이 4.3GWh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5% 이상 급증했습니다.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기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 규모가 분기 기준 최대치인 273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따른 정책적 혜택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AMPC 수령액 증가는 SK온의 수익성 개선에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에서도 회복세가 뚜렷합니다. 헝가리 공장들의 가동률이 80% 수준까지 회복되며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가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수요 회복과 맞물려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통계에서도 SK온의 반등세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16.8GWh로 전년 대비 18.1% 증가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SK온의 점유율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입증하는 지표입니다.
수년간 20조원 이상을 투입한 공격적 설비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절반 이하인 3조5000억원으로 축소할 예정입니다. 투자 집행 완료 후 수익 회수라는 전략이 본격 효과를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새로운 사업 영역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SK온은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사업에 올해 안에 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ESS 시장은 재생에너지 확산과 함께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것입니다.
SK엔무브와의 합병 효과도 기대됩니다. 내년부터 통합법인의 분기 흑자 규모가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는 SK온 단독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의 수익성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발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향후 출범할) 통합 법인은 재무적으로 좋다”며 “배터리의 본원적 경쟁력을 끌어올려 턴어라운드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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